사회 사회일반

'日 천황 옷' 입고 덕수궁 걷기? 서울 도심 ,복장대여 논란

서울시, “사전 승인 없었던 옷…법적 책임 물을 것

업체 측, "자체적으로 추가한 것 맞아… 죄송하다"

23∼24일 열린 서울시 정동야행 행사에서 일본 천왕과 헌병 의상 등이 전시됐다. 연합뉴스23∼24일 열린 서울시 정동야행 행사에서 일본 천왕과 헌병 의상 등이 전시됐다. 연합뉴스




서울시가 주최한 ‘정동야행’행사에서 일본 천왕과 헌병 의상을 대여하는 프로그램이 운영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서울시가 코로나19로 중단된 후 3년 만에 돌아온 ‘2022 정동야행’을 지난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에 걸쳐 개최했다. 이는 근대문화의 중심지 정동의 역사와 문화를 즐길 수 있는 야간행사로 ‘정동 스토리야행’, ‘정동 제작소’, ‘정동 환복소’, ‘정동 잡화점’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이 중 개화기 복식과 한복 복식을 유료로 빌려입고 정동을 돌아보는 체험을 할 수 있는 ‘정동환복소’에서 문제가 제기됐다.

이곳에서 대한제국 황제복, 대한제국 군복, 한복, 남녀교복 춘추복 등 옷을 대여할 수 있도록 했는데 일왕천왕과 일제헌병의 옷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특히나 이번 행사가 근대 문화의 역사와 문화를 주제로 덕수궁 돌담길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만큼 일제강점기의 일본 제복과 일본 천왕의 옷을 전시하고 대여까지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정동에 위치한 덕수궁 중명전은 1905년 일본이 대한제국의 외교권을 빼앗은 을사늑약이 체결된 장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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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이 일자 25일 서울시는 설명자료를 통해 “‘2022 정동야행’은 업체를 선정하여 행사를 실시하였으며 의상 체험을 위하여 ‘정동환복소’를 운영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사전 협의를 통해 승인된 체험의상은 대한제국 황제복, 대한제국 군복, 한복, 남녀교복 춘추복, 여자 드레스, 남자셔츠·바지·보타이 였다.

하지만 서울시는 “행사 대행 용역사가 ‘정동환복소’ 운영업체에게 사전 협의 승인된 체험 의상을 대여하도록 했으나 시 승인없이 현장에서 운영업체가 일본 천황복과 일본 헌병복을 비치했다”며 “실제 일본 천황복 1회 대여한 부분이 있었다”고 말했다.

아울러 “시가 행사장 내 관리 감독을 통해 부적정한 부분은 조치하여야 했으나 일부 소홀한 부분이 있었다”면서 “행사를 대행 한 업체의 계약 위반 사항에 대하여는 법적 책임을 강력하게 물을 계획이며 향후에는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되지 않도록 관리감독을 철저히 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해당 업체 측은 뉴스1과의 전화 통화에서 “개화기 시기가 그렇게 길지 않다 보니 (의상에) 차별성이 없어서 재미있게 진행하려다 보니까 아무래도 특이했던 포지션의 옷들이 잘 나가지 않을까 하고 (의상을) 추가했다"며 일본 천황과 일제 헌병 의상을 서울시의 사전 승인 없이 자체적으로 추가한 것이 맞다고 인정했다. 그러면서 “저뿐만 아니라 저희 직원들도 예상을 못 했다"고 사과의 뜻을 밝혔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달 6일에도 재개장한 광화문광장의 버스정류장에 삽입된 그림에서 조선총독부와 일장기를 연상시키는 디자인이 포함된 작품이 설치돼 논란이 인 바 있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아픈 역사를 넘어 극복과 변화의 과정을 보여주고자 했으나 오해의 소지가 있었던 것 같다"고 해명하며 전시를 조기 철거했다.

강사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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