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경제·금융일반

"숨지 않는다"던 권도형, 비트코인 950억 빼돌리려 했나

체포영장 직후 거래소 2곳에 3313BTC 이체

권도형 설립 비영리재단 측 지갑에서 옮겨져

檢, 1354BTC 동결했지만 나머지는 동결 못해

권 "숨지 않는다…아무도 찾아오지 않아" 주장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 테라 홈페이지 캡처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 테라 홈페이지 캡처




검찰이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 소유로 추정되는 950억원 규모의 비트코인(BTC)이 이체된 정황을 포착하고 이를 동결하는 절차를 밟고 있다. 검찰은 이 비트코인이 권 대표의 도피나 은닉 자금으로 의심하고 있다.



27일 코인데스크코리아 등에 따르면 권 대표의 체포영장 발부 다음날인 지난 15일 바이낸스 거래소에 새로 생성된 루나파운데이션가드(LFG) 지갑에서 거래소 쿠코인과 오케이엑스 지갑으로 약 3313BTC(약 952억 원)가 3일에 걸쳐 이체됐다. LFG는 권 대표가 지난 1월 설립한 비영리재단이다.

이체 규모는 쿠코인에 약 1354BTC(약 389억 원), 오케이엑스에는 약 1959BTC(약 563억 원)이다.



이를 포착한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단 루나·테라 수사팀은 두 거래소에 동결 요청을 보냈고, 쿠코인 거래소는 이체된 1354BTC를 동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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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오케이엑스 거래소는 동결 요청을 무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권 대표 측이 오케이엑스에 보내진 비트코인을 매도하거나 또 다른 거래소로 전송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검찰은 권 대표 소유 가상자산 추적을 위해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기록된 거래 내역을 분석하고 소유자를 알 수 없는 익명의 지갑을 식별하는 등의 작업을 진행해왔다. 이를 위해 별도의 전문 인력도 투입했다.

검찰은 해외에 체류 중인 것으로 알려진 권 대표의 행방을 쫓으며 출석을 압박하고 있다. 검찰은 지난 18일 권 대표가 트위터에서 “나는 도주하고 있지 않다”라고 주장하자 며칠 뒤 국내 변호인을 통해 '귀국 시 즉시 조사에 임하라'는 취지의 출석 요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 대표는 이날도 트위터를 통해 “나는 숨으려는 노력을 전혀 기울이지 않고 있다”며 “산책이나 쇼핑몰도 가고 있는 상태다. 몇 주 동안 아무도 나를 찾아오지 않았다”고 썼다. 전날 검찰은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가 권 대표에 대해 적색수배를 내렸다고 밝혔다.

권 대표는 가상자산인 루나와 테라의 개발자로, 지난 5월 이들 코인의 가치가 폭락해 일주일 사이 총액 약 450억 달러(64조2600억 원)가 증발하자 투자자 다수로부터 사기 등 혐의로 피소됐다. 그는 현재 싱가포르에 머무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싱가포르 경찰은 이를 부인하고 있다.


박민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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