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IB&Deal

[단독] 몸값 치솟던 골프장…이젠 매물로 쏟아진다

현대운용 인수 1년만에 김제 스파힐스CC 팔기로

해외 여행 정상화 앞둬 골프장 몸값 '변곡점' 맞아

수도권 큐로CC·제주 우리들CC도 새 주인 찾기

태안 로얄링스CC 한차례 매각 불발 후 다시 작업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수요가 급증하며 몸값이 크게 올랐던 골프장들이 대거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오고 있다. 일본과 동남아시아 등 해외여행이 정상화하면 국내 골프 수요가 감소하며 가치가 떨어질 것을 우려해 빠른 매각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2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산운용은 지난해 인수한 전북 김제의 스파힐스 컨트리클럽(CC)을 매각하기로 했다. 현대자산운용은 별도의 매각 자문사 없이 인수 의향이 있는 법인이나 투자가들을 상대로 김제 스파힐스CC 가격 및 매각 조건 등을 조율하고 있다. 현대운용은 김제 스파힐스CC의 매각가로 1250억 원, 홀당 70억 원가량을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파힐스CC의 지난해 매출은 138억 원, 영업이익은 57억 원으로 높은 이익률을 보이고 있다.




김제스파힐스CC. 사진 제공=김제스파힐스김제스파힐스CC. 사진 제공=김제스파힐스




스파힐스CC는 전북 김제에 위치한 대중제 18홀 골프장으로 2013년 경영 악화로 회생 절차에 들어간 후 골프장 운영사인 티엠지개발이 인수했다. 티엠지개발은 인수 7년 차를 맞은 지난해 코로나19 특수로 골프 산업이 호황을 누리자 김제 스파힐스CC 매각을 결정했다. 현대자산운용은 지난해 2월 홀당 44억 원인 800억 원에 김제 스파힐스CC를 인수했다.



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대운용이 골프장 가치가 상당 부분 정점에 이르렀다는 분석에 인수 1년 만에 빠른 매각을 통해 투자 수익을 극대화하려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골프장 매각은 공개 입찰 없이 최근 물밑에서 활발히 진행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한 차례 매각을 추진했다 무산된 충남 태안의 대중제 골프장인 로얄링스CC(36홀)도 최근 매각 재개를 위해 마케팅 작업을 벌이고 있다. 로얄링스CC는 골프장 운영사인 아미코골프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으며 매각가로 1700억 원 이상이 거론된다.

제주 서귀포에 위치한 우리들CC 역시 18홀 대중제 골프장과 함께 일부 유휴 부지를 함께 매각하기로 하고 인수 후보 업체들을 물색하고 있다. 우리들CC는 현재 골프장을 운영 중인 우리들리조트제주가 지분 100%를 갖고 있다. 강원 홍천에 위치한 27홀 규모의 퍼블릭인 클럽모우 CC도 모아건설이 두산중공업으로부터 인수한지 1년 반 만인 지난 6월 매각하려다 가격을 이유로 철회했지만 여전히 매물로 나와 있는 상황이다.

경기도 광주에 위치한 27홀 대중제 골프장 큐로CC도 최근 매각 작업이 급물살을 타면서 인수 우선 협상자 선정이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관측이 나온다. 큐로CC 지분 100%를 보유한 큐캐피탈파트너스는 큐로CC 우선매수권을 보유 중인 대광건영 및 인수 후보자들과 막바지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올 들어 엔데믹으로 전환했지만 골프 인기는 고공 행진을 계속해 골프장 몸값이 높은 수준을 유지했지만 해외여행이 본격적으로 자유화하면 국내 골프장 가치는 떨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올 6월 인천 송도의 명문 골프장인 잭 니클라우스CC가 포스코를 새 주인으로 맞으며 홀당 172억 원(거래가 3100억 원)의 최고가를 경신했지만 가격이 정점에 이르렀다는 관측도 만만치 않았다.

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저렴하게 해외 골프 여행을 갈 수 있는 길이 열리고 있어 코로나19 특수를 누렸던 골프장 몸값 역시 변곡점을 맞은 상황”이라며 “시설과 접근성 측면에서 경쟁력이 낮은 골프장은 가격 눈높이를 낮추지 않는 이상 거래 성사가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선영 기자·최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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