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테마파크의 핼러윈 시즌이 돌아왔다. 올해도 ‘좀비’를 내세운 롯데월드와 에버랜드가 정성을 들여 핼러윈 축제를 만들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한국화(?)’된 좀비들이 무섭기보다는 친근해지는 것이 눈에 띈다.
롯데월드는 11월까지 ‘호러 핼러윈:The Expansion’을 진행한다. 올해는 특히 파크 내 호러 연출 공간을 실내 어드벤처까지 확장하고 스토리와 연계한 신규 공연과 체험형 콘텐츠를 강화했다. 귀여운 호박, 유령과 캐릭터들로 온 가족이 함께하는 ‘큐티 존’까지 다양하다.
올해 롯데월드 핼러윈 호러 콘텐츠는 지난 해 좀비프리즌에서 탈출했던 좀비들이 야외인 매직아일랜드를 점령하고 실내 어드벤처까지 공격해온다는 스토리로 진행된다. 이에 따라 기존에 매직아일랜드에서만 진행됐던 ‘호러 존’이 실내 가든스테이지 인근의 스페인해적선과 회전 바구니 지역까지 확장된 것이 특징이다.
스토리와 연계한 체험형 콘텐츠 3종이 인기다. 우선 온·오프라인 연계 방탈출 게임 ‘끝나지 않는 악몽’은 좀비가 득실거리는 매직아일랜드를 탈출하는 방식이다. 매직 아일랜드 곳곳에 붙어 있는 비상 연락망 포스터에 적힌 연락처로 전화를 건 후 안내에 따라 문제를 풀어 미션을 수행하는 참여형 콘텐츠다. SMS와 QR코드 등을 활용해 매직아일랜드를 누비며 게임을 즐기면 된다.
올해 새롭게 선보이는 ‘좀비 서브웨이’는 좀비아일랜드를 벗어나기 위해 마지막 탈출 수단인 지하철에 탑승한다는 이야기로 진행되는 몰입형 호러 콘텐츠다. 지하철이라는 폐쇄된 공간 속에서 좀비들에게 쫓기는 느낌을 더욱 실감나게 재현하기 위해 실제 지하철을 재현한 세트 구성, 입체 음향, 조명 연출에 힘을 실었다. 어둠 속에서 관람객들이 느낄 공포와 몰입감은 역대 최고 수준이다.
워크스루형 호러 어트랙션 ‘좀비프리즌’은 좀비들이 점령한 감옥에서 탈출하는 내용으로 진행된다. 인플루언서 ‘왓섭’이 프리퀄 스토리를 구성했고, 국내 유명 영화 세트 제작사와 함께 실감나는 감옥 시설을 제작해 섬뜩한 분위기를 제대로 연출했다고 평가받고 있다.
올해도 호러 콘텐츠의 하이라이트는 일몰 후 펼쳐지는 퍼포먼스다. 매직아일랜드를 점령한 좀비군단이 어드벤처를 습격하면서 이를 방어하는 강철부대와의 사투를 보여주는 ‘좀비어택’과 ‘통제구역A’이 인기다. 두 공연은 실내 어드벤처에서 진행되며 좀비들의 화려한 단체 군무와 퍼포먼스가 인상적이다.
매일 오후7시30분 가든스테이지 위에서 펼쳐지는 ‘좀비어택’은 연출과 스토리의 호러 강도를 조절해 전 연령대가 즐길 수 있다. 또한 스페인해적선 주변에서 매일 오후 8시15분에 진행되는 ‘통제구역A’는 좀비들을 바로 가까운 거리에서 만나볼 수 있으며, 공연 후 관객들과의 포토 타임도 있다.
공연뿐 아니라 야간에는 매직아일랜드를 돌아다니기만 해도 무시무시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매직캐슬은 미디어 맵핑으로 섬뜩한 광경을 자아내며, 폐허가 된 매직아일랜드와 실내 어드벤처의 통제구역은 핏빛 조명으로 음산하다. 매직아일랜드의 아트란티스, 자이로스윙, 혜성특급 등 어트랙션 곳곳이 으스스한 분위기를 풍긴다. 좀비에게 습격당한 듯한 경찰차도 널브러져 있다. 메인브릿지는 좀비아일랜드를 벗어나기 위한 열차가 있는 ‘탈출의 스테이션’으로 변신했으며, 좀비프리즌을 감시하던 매직캐슬 안 중앙 관제실은 좀비들에게 점령당한 모습이다.
매일 3회(오후 6시30분, 오후 7시15분, 오후 8시15분), 매직아일랜드 곳곳에 거대 좀비들과 강철부대 연기자들이 깜짝 출몰해 포토타임을 가진다.
호러 콘텐츠가 무서운 사람들에게는 실내 어드벤처 큐티 핼러윈 콘텐츠가 있다. 어드벤처 1층에 입장하자마자 만나게 되는 드림캐슬 포토존과 만남의 광장 빅로티 포토존은 깜찍한 유령으로 변한 캐릭터들이 호박, 캔디 등과 어우러져 핼러윈을 한껏 느끼기에 충분하다. 어드벤처 4층에 위치한 롯데월드 대표 셀프 포토 스튜디오 ‘그럴싸진관’도 5개 부스를 할로윈 콘셉트로 리뉴얼해 찾아가 볼 만하다.
실내 어드벤처에서 진행되는 큐티 핼러윈 공연도 빼놓을 수 없다. 매일 2회(오후 2시, 오후 6시30분) 핼러윈 호박, 유령, 드라큐라, 로티와 로리까지 캐릭터들이 총 출동하는 ‘로티스 핼러윈 파티 퍼레이드’는 롯데월드 시즌 퍼레이드 중 가장 인기가 높다고 한다. 10월에는 손님들도 함께할 수 있는 신규 참여 퍼레이드도 진행 예정이다. 오후 3시30분 가든스테이지에서 펼쳐지는 ‘드라큐라의 사랑’, 오후 5시에 만남의 광장에서 펼쳐지는 신규 공연 ‘장난꾸러기 잭 오 랜턴’ 등 볼 만하다. .
에버랜드도 올해 핼러윈 축제에서 가든, 공연, 어트랙션 등 가족형 콘텐츠부터 극강의 호러 체험존 블러드시티까지 때론 유쾌하고 때론 오싹한 즐길 거리를 다양하게 마련해 놓고 있다.
호러 마니아들에게 공포체험 성지로 유명한 ‘블러드시티’는 올해 ‘시즌 6’으로 업그레이드돼 돌아왔다. 블러드시티6는 좀비들로 가득한 도시를 탈출하기 위해 199번 급행열차(티익스프레스)를 타야 한다는 테마스토리를 바탕으로 알파인 지역 일대가 거대한 기차역으로 변신한다. 숫자 199는 에버랜드 실제 주소인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에버랜드로 199’에서 따왔다고 한다.
넷플리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게임’의 채경선 미술감독과의 콜라보를 통해 탈선한 기차, 철로, 터널, 네온사인 등 오싹하고 음산한 분위기의 디스토피아적인 기차역 풍경을 공포영화 세트장을 방불케 하는 압도적인 스케일로 몰입감 있게 제작했다. 실제 무궁화호 기차 2량을 공수해 좀비들에게 파괴된 열차로 실감나게 연출하며 블러드시티의 완성도를 극대화시켰고, 블러드시티 메인 게이트인 ‘중앙역’은 파나소닉의 3만안시 4K 초고화질 프로젝터를 활용해 오싹한 분위기를 영상으로 생생하게 구현했다.
채경선 미술감독은 매번 영화나 드라마 속 영상을 통해 선보이던 자신만의 특별한 작품 세계를 에버랜드 핼러윈 축제를 통해 처음 오프라인 공간에서 고객들에게 선보였다. 채 감독은 ‘중앙역’을 가장 중점에 두고 디자인했다고 밝히고 있다. ‘중앙역’ 간판이 일반인 키 높이에 있는데 이는 기념사진을 찍기 좋게 만들기 위해서라고 한다.
블러드시티 야간 특설무대에서는 좀비와 인간들의 쫓고 쫓기는 사투를 다룬 ‘크레이지 좀비헌트’ 공연이 펼쳐지고, 키가 3m가 넘는 초대형 좀비들도 블러드시티 거리에 갑자기 나타나 고객들과 오싹한 핼러윈 포토타임을 진행한다.
더욱 강력한 호러로 돌아온 미로형 공포체험존 ‘호러 메이즈’도 문을 열었으며 블러드시티 최종 목적지인 ‘티익스프레스 199’는 입구, 대기동선, 탑승, 하차에 이르는 모든 체험 과정에 호러 연출을 확대해 몰입감을 강화했다.
‘블러드시티6’과 함께 다양한 고객 참여 이벤트도 펼쳐진다. 먼저 누구나 전화로 참여할 수 있는 생존자 선별 검사 ‘콜 199’ ARS 이벤트가 진행된다. 지정된 번호로 전화하면 핼러윈 축제 관련 3가지 질문 미션이 나오는데 모두 통과한 참여자 전원에게는 한정판 블러드시티6 기념티켓을 현장에서 선물로 증정한다.
또한 블러드시티 입구에는 ‘화이트X의 비밀분장실’이 새롭게 문을 열어 분장 전문가의 메이크업을 통해 다양한 좀비 캐릭터로 변신할 수 있다.
유쾌하게 즐기는 ‘해피 핼리윈’도 가든과 공연, 어트랙션 등에서 만날 수 있다. 약 1만㎡ 규모의 포시즌스 가든은 컬러풀한 호박 조형물과 함께 국화, 코키아, 맨드라미, 패랭이 등 가을꽃이 가득한 핼러윈 테마가든으로 변신했다. 특히 LED 대형 스크린 앞 화단에는 강렬한 주황빛의 메리골드 20만 송이가 가득 심어져 있어 스크린 영상 속 메리골드 꽃길이 계속 이어지는 듯한 핼러윈 인피니티 가든을 연출한다.
포시즌스 가든에는 산학 협력을 통해 서울시립대 조경학과 학생들과 함께 만든 테마가든도 조성됐으며, 걷기 좋은 산책로인 하늘정원길에는 코키아(댑싸리) 수천 그루가 이미 빨갛게 물들고 있다.
어깨가 들썩이는 핼러윈 특별 공연도 진행돼 해골, 마녀, 호박 등 귀여운 악동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핼러윈 위키드 퍼레이드’와 ‘달콤살벌 트릭오어트릿’ 거리 공연이 매일 낮 펼쳐진다. 또한 포시즌스 가든에서는 3D 맵핑과 수천발의 불꽃쇼가 어우러진 ‘고스트맨션’ 공연이 매일 밤 펼쳐지고, CJ문화재단과 함께 진행하는 ‘폴 인 가든 콘서트’도 11월 5일까지 매주 토요일 밤 선보이고 있다.
어트랙션을 타며 핼러윈을 유쾌하게 경험하고 싶다면 할로윈 테마로 변신한 페스티벌 트레인 ‘스푸키 199’나 야행성 맹수들의 활발한 움직임을 더욱 생생하게 관찰할 수 있는 ‘나이트 사파리 트램’도 있으니 한 번 보면 좋다.
/최수문기자 chsm@sedaily.com, 사진 제공=각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