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032640)가 연내 전기자동차 충전 통합 관리 플랫폼을 내놓으며 전기차 충전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 통신과 결합한 새로운 서비스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전기차 충전 시장 진출 시기를 연내로 확정하고 투자사들과 접촉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전기차 충전 통합 관리 정보기술(IT)플랫폼을 자체 개발해 연내 ‘볼트업(Voltup)’이라는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서비스할 예정이다. 충전기 설치·관리 및 요금제와 멤버십 할인까지 아우르는 통합 플랫폼인 것으로 알려졌다.
소비자들은 볼트업 앱을 통해 △24시간 콜센터·현장출동 △충전기 예약 △요금 통합 청구 △정시 입출차 시 포인트 지급 등의 특화 기능을 이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통신 플랫폼 사업자로서 통합 앱 형태로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면서도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요금제 등 통신사의 장점을 살린 서비스를 제공해 경쟁사와 차별화를 꾀한다는 전략이다. 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정액형·무제한형 등 충전량에 따른 다양한 맞춤형 요금제 신설과 U+ 멤버십 연계 할인 혜택 등을 도입할 예정이다. 여기에 전국 어디서나 LG유플러스 회원카드 한 장으로 다른 사업자의 충전기도 단일 요금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시스템도 구축한다. 전기차 수요가 높아지는 가운데 자사 가입자 락인 효과는 물론 타사 가입자까지 끌어들이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충전 요금제와 멤버십 할인 혜택은 경쟁 통신사를 사용하는 전기차 운전자들에 매력적일 것”이라며 “LG유플러스가 강조하는 ‘찐팬’ 확보에도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다”고 했다.
24시간 콜센터와 현장출동, 충전 예약 및 완충 알림 등의 서비스 역시 LG유플러스가 구축한 클라우드 기반의 IT시스템을 통해 운영될 예정이다. LG유플러스는 전국 아파트의 통신 설비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아파트, 주택 등 주거지의 완속 충전기에 초점을 맞춰 서비스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자체 품질센터를 통해 LG전자(066570), LS일렉트릭, 에바(EVAR) 등의 기술력 있는 제조사 충전기를 직접 검증한다. 시공·구축까지 일괄적 서비스를 통해 소비자 만족도를 끌어올릴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파트 충전기 설치는 전력 용량 증설 등의 문제로 건설사와 협의가 필요하다"며 “LG유플러스는 LG그룹과 한 뿌리였던 GS건설(006360)과 협력해 아파트 건립부터 충전기 구축이 원활히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
LG유플러스는 충전기 부족과 관리 미비로 인한 문제 해소를 목적으로 전기차 시장에 뛰어든 것으로 전해진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 누적 등록된 전기차는 29만 8000대다. 반면 환경부 조사를 보면 지난 8월 말 기준 구축된 전기차 충전기는 14만 8000대에 그쳐 충전 인프라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간 고장난 충전기 방치나 정부 보조금을 받고 값싼 중국산 부품이 들어간 충전기를 설치하는 업자 등이 문제로 지적돼왔다.
우선 아파트의 완속 충전기에 초점 맞춰 사업을 시작하지만 쇼핑몰, 호텔 등을 대상으로 시스템을 확대할 가능성도 크다. LG유플러스가 기본적으로 충전기 구매와 설치를 담당하되 급속·완속 등 충전기 유형이나 공사 규모에 따라 여러 사업 모델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LG유플러스의 IT 플랫폼 운영으로 LG그룹의 전기차 충전 사업도 탄력받을 전망이다. LG에너지솔루션(373220)은 전기차 배터리를, LG디스플레이(034220)는 전기차용 콕핏(운전석에서 엔터테인먼트 등을 즐기도록 디지털화한 시스템)을, LG이노텍(011070)은 전기차 카메라 모듈을 제조하고 있다. LG헬로비전(037560)은 충전기 설치 및 운영 중이다. LG전자는 지난 6월 GS에너지, GS네오텍과 함께 전기차 충전기 제조사 '애플망고' 지분 100%를 인수해 충전기 직접 생산 확대를 예고했다. GS칼텍스는 전국 주유소 공간을 활용한 충전기 설치로 운전자의 접근성을 높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충전 분야는 시스템을 관리하는 플랫폼 사업자와 충전기 제조업체, 부지 소유자 등 세 플레이어가 핵심”이라며 “LG유플러스는 다른 통신사와 달리 계열사들과 전기차 사업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