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단독] 밀수입 감시정 80% 하루 한시간도 안 띄웠다

작년 운용시간 2017년比 37%↓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사진 제공=양경숙 의원실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사진 제공=양경숙 의원실




관세청이 해상 밀수입 단속을 위해 보유하고 있는 감시정 대부분이 하루에 한 시간도 운항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해상 경로를 통한 마약 밀수량이 급증했지만 운용 시간은 5년간 지속적으로 줄어들었다. 한 척당 가격이 20억 원 상당인 감시정의 운항 시간 감소로 예산이 낭비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관세청이 전국에 보유하고 있는 감시정 32척의 지난해 총운용 시간은 9622시간이다. 이는 2017년의 운용 시간(1만 5478시간)과 비교하면 37% 줄어든 수치다. 특히 감시정별로 운용 시간을 계산해보면 32척 중 26대가 하루에 한 시간도 운항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감시정의 해상 밀수 실적이 가장 큰 야간 운용 시간도 5년 전의 3484시간에서 1644시간으로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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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최근 마약·담배 등 해상 경로를 통한 밀수입량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해상 경로 마약 밀수입 단속 건은 10건, 중량은 94만 3864g으로 최근 5년간 가장 많았다. 이에 감시정을 통한 해상 밀수입 단속을 늘려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됐다. 양경숙 의원은 “최근 마약·담배 등 해상 경로를 통한 밀수가 크게 증가하고 있는데도 고가의 감시정 구입 이후 운용이 감소해왔다”며 “사회 안전과 국민 생활의 위해 요소 유입을 차단하는 수호 기관인 관세청에 사각지대는 없는지 국정감사에서 철저히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관세청은 코로나19로 인한 영향과 물류 추세의 변화에 따라 감시정 운용 시간을 줄일 수밖에 없었다는 입장이다. 관세청 관계자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물류가 감소하면서 상대적으로 운항 시간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라며 “감시정이 예방 차원에서 순찰하는 것도 있지만 사전 정보를 분석해 우범성이 있는 배를 타겟팅해 검사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감시정의 높은 가격에 비해 활용도가 낮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그동안 수를 줄여와서 올해 30척인데 더 줄이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현재로서는 최선”이라고 밝혔다.

한편 해상 밀수 단속을 위한 드론 역시 정식 도입 이후 지금까지 위법행위 적발 실적이 한 건도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관세청은 항만 감시체계 활성화를 위해 2018년 드론을 시범 운영한 데 이어 2020년부터 인천·부산세관에 드론 총 14대와 통합 관제 시스템을 정식 도입한 바 있다. 하지만 지난해 1년 동안 드론 운용 시간은 인천세관 45시간, 부산세관 73시간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박예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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