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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과도시] 자연·예술·과학의 만남…'천상의 선율' 머금다

■마곡에 새 둥지 'LG아트센터 서울'

식물원 초입 '날 것'의 콘크리트 외관

로비 들어서면 곡선 벽면이 관객 맞이

80m 원형통로 '튜브'가 동서남북 연결

시그니처홀 전체에 '분리공법' 적용

외부 소음 막고 무대따라 음향 최적화

소규모 공연장은 좌석배치 자유자재

안도 다다오 디자인…13일 개관 앞둬

LG아트센터 서울 전경. 사진 제공=LG아트센터 서울LG아트센터 서울 전경. 사진 제공=LG아트센터 서울




서울 강서구 마곡동 ‘서울식물원’ 초입에 들어서면 넓게 트인 광장에서 남다른 외관의 건물 하나가 시선을 잡아 끈다. 페인트를 입히지 않은 날것 그대로인 콘크리트로 지어진 정방형 건물은 화려하면서도 차분한 분위기를 자아내며 식물원 풍경과 어우러진다. 13일 개관을 앞둔 ‘LG아트센터 서울’이 그 주인공이다.



LG아트센터 서울은 새로운 문화 예술의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하겠다는 목표로 조성됐다. 이곳은 기존 강남구 역삼동에서 2000년 개관해 22년간 운영돼 온 LG아트센터를 대신하는 공연장이다. LG그룹과 서울시가 마곡지구에 ‘LG사이언스파크’를 조성하면서 공공기여 시설로 건립이 추진됐다. LG그룹이 서울시에 기부채납 후 사용수익권을 확보해 LG연암문화재단에서 20년간 운영한다.

LG아트센터 서울 튜브 전경/사진 제공=LG아트센터 서울LG아트센터 서울 튜브 전경/사진 제공=LG아트센터 서울


건물은 세계적인 건축가인 안도 다다오가 공간 디자인을, 간삼건축종합건축사사무소가 공연장 설계 및 감리를 맡았다. 간삼건축은 통영국제음악당·강릉아트센터 등 풍부한 공연장 설계 경험을 토대로 LG아트센터의 복잡하고 민감한 요구 사항을 건축적으로 완성시켰다. 설계를 총괄한 홍석기 간삼건축 전무는 “건축음향의 경우 음향의 확산, 흡음, 반사 등 기술적 요구를 충족하는 형태와 재료가 필요하다”며 “이러한 요구를 선험적으로 인지해 공연장 기술 구현과 디자인을 동시에 충족시켰다”고 설명했다.

LG아트센터 서울 게이트 아크의 모습. 사진 제공=LG아트센터 서울LG아트센터 서울 게이트 아크의 모습. 사진 제공=LG아트센터 서울


LG아트센터 서울은 크게 ‘게이트 아크’ ‘튜브’ ‘스텝 아트리움’ 등 세 가지 건축 콘셉트로 설계됐다. 로비에서 마주하게 되는 게이트 아크는 거대한 곡선 벽면이다. 길이 70m, 높이 20m에 달한다. 13도가량 기울어진 벽은 통일감 있는 외관을 형성해 공연장에 관객을 초대하는 상징적인 문(Gate)의 역할을 한다.



로비 오른쪽으로는 튜브가 위치한다. LG아트센터 서울의 지상층을 대각선으로 관통하는 원형 통로로 구현됐다. 10m 높이, 80m 길이로 뻗어진 이 공간은 관객들을 건물 내부로 끌어들이는 듯하다. 튜브를 사이에 두고 동쪽에는 공연장이, 서쪽에는 ‘LG디스커버리랩’이 위치한다. 남북으로는 서울식물원·LG사이언스파크로 이어진다. 이는 LG아트센터 서울이 예술과 과학, 자연의 ‘융합 공간’이라는 점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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튜브가 지상 공간을 횡(橫)으로 연결한다면 스텝 아트리움은 지하부터 지상까지 종(縱)으로 연결한다. 지하철 마곡나루역에서 LG아트센터 서울 지상 3층까지 연결하는 계단으로 이뤄져 있다. 관객들은 이를 통해 메인 로비와 객석으로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양대흥 간삼건축 수석은 “공연장은 공연 전후 다수의 이용자가 움직이기에 간결하고 명확한 동선 계획이 중요하다”며 “스텝 아트리움이라는 입체적인 공용 공간을 전면에 배치하고 튜브를 전후로 관통시켜 동선을 명확히 했다”고 설명했다.

LG아트센터 서울 LG시그니처홀 전경. 사진 제공=LG아트센터 서울LG아트센터 서울 LG시그니처홀 전경. 사진 제공=LG아트센터 서울


공연장 규모도 대폭 확대했다. 메인 공연장인 ‘LG시그니처홀’은 총 1335석 규모의 다목적 공연장이다. 무대 면적은 역삼 LG아트센터보다 약 2.5배 넓어졌다. 직사각형 액자형 무대로 가로 12~20m, 높이 8~12m까지 변화할 수 있다. 오케스트라부터 오페라·뮤지컬·발레·콘서트 등 다양한 공연에 적합한 무대 환경을 조성할 수 있는 것이다. 특히 역삼 LG아트센터에 국내 최초로 도입됐던 건축구조 분리 공법(Box in Box)을 홀 전체에 반영해 지하철과 헬리콥터 및 항공기 소음을 완벽히 차단했다.

간삼건축은 공연 종류에 따라 음향 환경을 맞추기 위한 ‘가변음향장치(VABS)’에도 각별한 신경을 썼다. VABS는 객석 벽체 안쪽으로 관객들이 알아차리지 못하는 공간에 설치된 흡음 커튼 시스템을 의미한다. 이 밖에도 천장과 벽면에 리플렉터와 무빙타워 등 첨단 시설을 도입해 클래식 전용 홀 수준의 음향 환경을 구현할 수 있도록 했다. 이러한 장치를 활용해 소리가 반사되는 잔향 시간을 조정해 공연 장르별 음향 환경을 조성할 수 있도록 했다.

LG아트센터 서울 U+스테이지 전경. 사진 제공=LG아트센터 서울LG아트센터 서울 U+스테이지 전경. 사진 제공=LG아트센터 서울


소규모 공연장인 ‘U+스테이지’는 공연 성격에 따라 좌석과 무대 배치를 자유자재로 변경할 수 있다. 객석이 무대 정면을 바라보는 구조는 물론 무대를 중앙에 두고 양쪽 객석이 마주보는 구조, 객석이 무대를 둥글게 감싸는 아레나 구조 등 아티스트 의도에 따라 유연하게 무대와 객석을 조합할 수 있다. 연극과 무용, 재즈 등 다양한 공연이 가능하며 콘퍼런스도 진행할 수 있다.

공연장 하부에는 필요에 따라 객석을 이동·설치·제거할 수 있도록 수납공간이 마련됐다. 또 천장부에는 아티스트가 원하는 모든 위치에 조명 장치를 달 수 있는 ‘텐션드 와이어 그리드’를 뒀다. 아울러 공연장에 설치된 60개의 스피커로 아티스트의 위치와 움직임에 따라 사운드가 움직이는 효과를 내는 ‘이머시브 사운드 시스템’이 함께 적용됐다.

LG아트센터 서울 2층에는 ‘아트라운지’가 위치해 있다. 이곳은 소규모 전시 및 라운지 공간으로 활용된다. 천창을 내어 빛을 내부로 끌어들이고 튜브의 노출 콘크리트 외벽을 접할 수 있다. 개관 초기에는 LG아트센터 서울 건축 과정에 대한 안도 다다오의 설계도, 계획안, 건축 모형을 만나볼 수 있도록 했다.


노해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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