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만파식적] 포세이돈 어뢰





1962년 10월 소련 잠수함이 핵탄두를 탑재한 어뢰를 싣고 쿠바를 향해 잠행했다. 이 잠수함을 찾기 위해 쿠바 연안을 수색하던 미군은 경고용 폭뢰를 투하했다. 공격을 받았다고 생각한 잠수함 함장은 핵 어뢰 발사를 지시했지만 발사 승인권을 갖고 있던 장교는 이를 거부했다. 장교의 항명은 미소 핵전쟁을 막았고 쿠바 미사일 위기는 충돌 없이 극적으로 종결됐다. 2015년 10월 러시아 TV방송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연설을 방영하던 도중 핵 어뢰 개요도가 우연히 화면에 잡혔다. 개요도에 따르면 스타투스(Status) 6로 명명된 이 핵 어뢰는 최대 사정거리가 1만 ㎞에 달하고 해저 1000m까지 잠수가 가능했다. 세계 최고 성능의 핵 어뢰 ‘포세이돈’이 모습을 드러낸 순간이었다. 러시아(구소련)의 핵 어뢰 개발은 1957년부터 시작됐다고 한다.



포세이돈은 100메가톤의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어 ‘둠스데이(지구 종말의 날)’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지구에서 가장 큰 폭탄인 러시아 차르봄바의 폭발력이 포세이돈의 절반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영국 BBC는 “100메가톤의 핵탄두가 폭발하면 500m 높이의 쓰나미를 일으켜 반경 1500㎞ 이내의 모든 생물을 절멸시킬 수 있다”고 했다.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은 잠수함에서 발사돼 하늘로 오르는 순간 상대국의 레이더에 잡혀 격추될 수 있다. 포세이돈은 목표물에 도달하기까지 수중에서 움직이기 때문에 탐지하기가 어렵다. 러시아 해군이 2019년 1월 포세이돈 30여 기를 실전 배치했다고 타스통신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포세이돈을 실은 잠수함 2대는 북방함대, 다른 2대는 태평양함대에 배치됐으며 잠수함 한 대에는 최대 8기의 포세이돈을 실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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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회원국들에 러시아의 포세이돈 실험 계획 첩보를 보냈다고 영국 더타임스가 보도했다. 더타임스는 포세이돈을 실은 러시아 잠수함 ‘K 329 벨고로드’가 북극해를 향해 출항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고전하고 있는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 가능성이 일각에서 거론되고 있다. 북한의 도발에 휘둘리지 않으려면 북핵에 대해서도 만반의 대비 태세를 갖춰야 한다.

한기석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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