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베네수엘라 원유 절실한 美…석유산업 제재 완화해주나

2024 대선 공정성 전제로 검토

타결땐 셰브런 원유생산 재개

수출 물량 두배 가까이 늘어

로이터연합뉴스로이터연합뉴스




글로벌 원유 생산량이 대폭 감소할 위기에 처한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세계 최대 원유 매장국인 베네수엘라에 대한 경제 제재를 완화해 석유 수출길을 여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백악관이 OPEC+의 대규모 감산에 맞서 유가를 끌어내리기 위해 외교 관계를 끊었던 베네수엘라 구슬리기에 나선 모양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5일(현지 시간) 바이든 행정부가 2024년 베네수엘라 대통령 선거를 공정하고 투명하게 치르는 조건으로 석유 산업에 대한 제재를 완화하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자국에서 유일하게 철수하지 않은 미국 정유사 셰브런의 현지 석유 생산이 허용될 경우 그 대가로 야권과의 대화를 재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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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이 타결되면 베네수엘라는 현재 하루 45만 배럴 수준인 수출 물량을 수개월 내 2배 가까이 늘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WSJ는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셰브런에 수출 라이선스를 부여해 베네수엘라 국영 PDVSA와 설립했던 합작 투자사를 다시 운영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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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두로 대통령은 2018년 연임 과정에서 부정선거 의혹에 휘말려 이듬해 미국과 단교했다.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는 베네수엘라 내 미국 정유사 철수 등의 경제 제재로 베네수엘라 석유 산업에 치명타를 가했다. 하지만 WSJ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미국이 올 3월부터 베네수엘라와 물밑 협상을 시작했다며 “바이든 정부가 에너지 가격 상승과 공급량 부족에 따른 정치적 압력을 반영했다”고 진단했다.

다만 실제로 베네수엘라산 원유가 글로벌 시장에 풀릴지는 미지수다. 베네수엘라 야권은 이번 합의가 독재 정권 유지의 기반이 될 것을 우려하며 정권 내 강경파 역시 신자유주의로의 선회를 비판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백악관 국가안보위원회(NSC)의 에이드리언 왓슨 대변인도 “마두로 정권의 (자유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건설적 조치가 없다면 우리 제재 정책도 바꾸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혀 베네수엘라와의 완전한 관계 회복 및 협상 확정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장형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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