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골프 골프일반

프레즈컵 느낌 그대로…K브러더스 '폭풍 질주'

◆PGA 슈라이너스 칠드런스 오픈 1R…톱10 중 4명이 韓선수

임성재, 맨땅샷으로 이글성 버디

6언더로 선두 호기와 단 2타 차

김주형·김성현과 공동 4위 올라

김시우는 버디 8개 잡아내 2위로

7일 슈라이너스 칠드런스 오픈 1라운드에서 티샷을 하는 임성재. AFP연합뉴스7일 슈라이너스 칠드런스 오픈 1라운드에서 티샷을 하는 임성재. AFP연합뉴스




7일(한국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TPC 서머린(파71)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슈라이너스 칠드런스 오픈 1라운드. 3번 홀(파4) 티샷 뒤 임성재(24)는 깊은 고민에 빠졌다. 언덕 아래 카트 도로와 흙바닥 사이에 공이 걸려 있었기 때문이다. 한 클럽 거리에 무벌타로 드롭할 수 있었지만 그래도 어려웠다. 잔디가 아예 없는 흙바닥에서 이른바 ‘맨땅 샷’을 해야 했다. 넘겨야 하는 언덕이 높아 그린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언덕을 올라갔다 내려오며 방향과 거리를 가늠한 임성재는 아이언을 들고 신중하게 스윙했다. 깨끗한 콘택트와 함께 높이 솟구친 공은 이내 갤러리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그린 앞에서 튄 공이 핀 방향으로 굴러간 것이다. 홀 10㎝ 옆에 딱 붙인 ‘이글성 버디’였다. 미국 골프다이제스트는 “올 시즌 최고의 리커버리 샷으로 선정될 수도 있겠다”고 극찬했다.

최악의 위기에서 오히려 1타를 줄인 임성재는 이날 버디 7개(보기 1개)로 6언더파 65타를 치며 대회 2연패 희망을 밝혔다. 8언더파 단독 선두 톰 호기(미국)에 2타 뒤진 공동 4위. 마지막 세 홀 연속 버디로 2라운드에 대한 기대도 높였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 PGA 투어 2승째를 올린 임성재는 2년 연속 우승이자 통산 3승을 노린다.



지난달 26일 끝난 프레지던츠컵(미국-유럽 제외 인터내셔널 대항전)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임성재와 김주형(20)·김시우(27)는 이번 대회로 2022~2023시즌을 시작했다. 프레지던츠컵에서 2승 1무 2패로 활약한 데 이어 뒤풀이 자리에서 ‘강남 스타일’ 댄스로 반전 매력을 뽐냈던 임성재는 가시지 않은 흥을 시즌 첫 라운드로 가져온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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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조에서 동반 플레이한 김주형(왼쪽)과 김시우. AP연합뉴스한 조에서 동반 플레이한 김주형(왼쪽)과 김시우. AP연합뉴스


미국팀 간판 저스틴 토머스를 이기고 포효했던 김시우는 이날 버디 8개(보기 1개)로 7언더파 공동 2위에 올라 1년 8개월 만의 통산 4승 발판을 마련했다. 그린 적중률이 83.3%(15/18)에 이를 만큼 샷 감이 날카로웠다. 184야드 거리에서 핀 1.5m에 붙인 3번 홀 두 번째 샷이 압권이었다. 8월 윈덤 챔피언십 우승자 김주형도 6언더파 공동 4위로 우승을 노릴 위치다. 역시 83.3%의 그린 적중으로 버디만 6개를 잡았다. 11번 홀(파4)에서는 드라이버로 329야드를 보내기도 했다. 김주형과 김시우는 미국 매체로부터 프레지던츠컵 평점 A+와 A를 받은 ‘A학점 듀오’다. 이날 같은 조로 동반 플레이하며 버디 잔치를 벌였다. 김시우는 “(김)주형이와 치면서 편하게 플레이할 수 있었고 모멘텀을 탈 수 있었다. 드라이버부터 아이언·퍼트까지 만족스러운 라운드였다”고 말했다.

PGA 투어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홈페이지를 통해 김주형을 집중 조명했다. 프레지던츠컵에서 클러치 퍼트와 격한 세리머니, 관중과의 호흡으로 ‘새로운 록스타’ 대우를 받은 김주형은 PGA 투어 인터뷰에서 “사람들이 나를 알아봐 준다는 게 신기하고 기분 좋고 또 감사하다. 하지만 타이거 우즈의 PGA 투어 82승을 뛰어넘는 일이 일어나지 않는 한 크게 달라지는 것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여전히 해야 할 일이 더 많고 배울 것도 많다는 뜻”이라고 밝혔다.

올 시즌 신인 김성현(24)도 6언더파 공동 4위로 출발이 좋다. 톱 10에 오른 11명 중 4명이 한국 선수다.


양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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