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국내증시

분당 바이오헬스 클러스터 조성사업 본격화…기업들 용지 확보 '물밑 정보전'

성남시, 8500억 규모 클러스터 조성계획 12월 도시계획위 상정

10만㎡ 부지 중 1만9000㎡는 민간 매각해 선도기업 유치 방침

"인재 유치 최적인 마지막 노른자 땅" 제약·바이오 기업들 '군침'

경기도 분당 정자동의 주택전시관 일대. 사진제공=성남시경기도 분당 정자동의 주택전시관 일대. 사진제공=성남시







경기도 분당 정자동 노른자위 땅을 부지로 한 8500억 원 규모 바이오헬스 클러스터 조성 사업이 본격 추진된다. 사업 부지 중 일부는 민간해 바이오헬스 분야 선도 기업을 유치한다는 방침이어서 제약바이오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무엇보다도 정자동은 생활 환경과 학군이 뛰어나 지방 근무를 꺼려하는 우수인재를 끌여들이는 데 최적의 입지여서 기업들이 벌써부터 물밑 정보전을 벌이고 있다.

10일 성남시에 따르면 시는 '바이오헬스 첨단 클러스터 사업 조성계획' 수립 막바지 작업을 벌이고 있다. 시는 이번 조성계획을 서둘러 마무리해 12월 열리는 도시계획위원회에 상정한다는 방침이다. 성남시 관계자는 “도시계획위 심의 통과가 되면 본격 행정절차를 밟아 2025년 조성에 착수해 2028년 완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업계는 성남시가 오랜 기간 재검토와 수정을 거쳐 이번 계획을 마련한 만큼 도시계획위 통과가 유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성남시 계획대로 될 경우 정자동 클러스터는 인천 송도, 경기도 판교, 충북 오송, 서울 마곡 등에 이어 한국 제약·바이오 산업의 새 중심으로 발돋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조성 사업은 정자동의 주택전시관 부지 약 9만9098㎡을 대상으로 한다. 이곳은 아파트 숲 속에 남아있는 분당의 마지막 땅으로 통한다. KT 본사, 네이버, 분당두산타워, SK(주) C&C 등이 걸어서 5~10분 내에 있고 지하철 정자역과도 가까워 사업 용지로는 노른자 중에서도 노른자로 평가받는다. 분당서울대병원과 가까은 것도 제약·바이오·헬스케어 업종 입장에서는 장점이다. 인근 판교 테크노밸리에 있는 제약·바이오 기업과의 시너지도 충분히 노릴 수 있다.

관련기사



시는 바이오헬스 클러스터에 바이오헬스 관련 기업의 오피스와 연구소, 정부와 민간의 연구 기관, 대학병원과 대학의 바이오 연구소, 인허가 기관, 스타트업, 벤처캐피탈 등을 유치한다는 계획이다. 부지를 ‘복합용지1’과 ‘복합용지2’로 나눠 이 중 1만9000㎡ 규모의 복합용지1은 민간에 매각하고 이 돈으로 사업비를 만들어 복합용지2에 들어설 시설은 직접 짓는다는 방침이다.

바이오헬스 기업들이 물밑 정보전을 벌이는 이유는 복합용지1 매각 때문이다. 입지가 워낙 좋은데다 성남시가 그랜드 플랜을 가지고 개발하는 클러스터여서 미래가치를 봤을 때 욕심을 내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국내 한 대형 제약업체 관계자는 “인천 송도가 바이오 도시가 되면서 개발 초기의 땅 값과 지금의 땅 값은 하늘과 땅 차이”라면서 “제약회사가 땅 팔아 돈 벌 건 아니지만 기업 가치를 위해서는 최적의 입지에 오피스와 연구소를 보유하는 게 옳은 전략”이라고 말했다. 국내 한 바이오 기업 관계자는 “고학력과 좋은 경험을 보유한 연구개발 분야 인재들은 지방 근무를 기피하는 경향이 강하다”면서 “이런 면에서 학군과 생활 인프라가 좋은 분당 정자동은 바이오헬스 분야 연구소의 최적 입지라고 단언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제약·바이오 기업들 뿐만 아니라 정보기술(IT) 기업들도 이 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최근 인공지능(AI)과 디지털 기술을 이용한 의료기기와 치료기, 헬스케어 기기가 급속 발전하면서 IT 기업들도 이 분야를 신성장동력으로 본격 검토하고 있기 때문이다.

성남시 역시 정자동 바이오헬스 클러스터를 국내 최고의 바이오 산업 복합단지로 키운다는 욕심을 감추지 않는다. 시 관계자는 “어떤 지방자치단체도 마찬가지겠지만 성남시 역시 이곳을 최고의 바이오헬스 클러스터로 육성하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특히 시 관계자는 “성남은 IT 도시라는 장점이 있어 이 곳을 디지털 헬스케어, 스마트 헬스케어 분야를 이끄는 클러스터로 키울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성남시는 2020년 12월 ‘바이오헬스 허브조성 개발·조성계획 수립 용역’에 착수해 2021년 9월 도시개발사업 기본구상안 및 사업방식을 수립했다. 올해엔 이 사업의 명칭을 바이오헬스 첨단 클러스터 조성으로 변경했다.

시 관계자는 “지난해 6월 기준 성남시에 904개 바이오헬스, 의료기기, 화장품 관련 기업이 있다”면서 “이같은 바이오헬스 분야 저변에 시의 대규모 투자를 더해 최고의 클러스터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맹준호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