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은행

“라이언 외 노란 메기 없어진 카뱅·카페”… 카카오 직원도 ‘부글부글’

3분기 호실적 전망에도 시장 기대 저조

사업자대출(카뱅)·손보 상품 출시(카페)

신사업 예정에도 혁신성·성장성 의문

우리사주 청약 직원 손해 2억대 추정







금융권 ‘메기’를 예고했던 카카오뱅크·카카오페이를 두고 혁신성을 잃어버렸다는 목소리가 거세다. 카카오뱅크·카카오페이 모두 3분기 호실적이 예상되지만 주가가 곤두박질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우리사주에 청약한 직원들조차 2억 원 넘게 손해를 보고 있는 가운데 암호화폐, 디지털 손해보험 등 연내 예정된 신사업에서 혁신성을 보여줘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에프앤가이드는 주요 증권사들이 전망한 카카오뱅크의 실적 컨센서스를 집계한 결과 3분기 1122억 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내다봤다. 전년 동기 대비 57%가량 증가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카카오페이는 14억 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을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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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실적 전망에도 두 회사 모두 주가 하락을 방어하지 못한 데는 성장성, 혁신성에 대한 시장의 기대를 충족시켜주지 못한 탓이다. 특히 카카오뱅크의 경우 케이뱅크에 수익 성장에서 뒤처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글로벌 리서치기관 ‘탭인사이츠’가 지난달 발표한 ‘2020년 글로벌 100대 디지털은행 순위’에 따르면 수익 성장 항목에서 카카오뱅크는 10점 만점에 3점을 받은 반면 케이뱅크는 10점을 받았다. 고객 성장 항목은 두 은행 모두 10점 만점 6점으로 같았다. 사업 초기 100% 비대면 신용대출을 앞세워 카카오뱅크가 시장을 빠르게 치고 나갔던 것과 대조적이다.

카카오뱅크는 개인사업자 뱅킹서비스 출시 및 암호화폐 거래소의 실명계좌 발급 등을 통해 고객과 수익성을 잡겠다는 전략이나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당장 개인사업자 뱅킹서비스만 해도 인터넷은행 중 가장 먼저 개인사업자대출을 선보였던 토스뱅크에 비해 반년 이상 뒤처졌다. 지난 5월 케이뱅크까지 개인사업자대출을 출시한 마당에 카카오뱅크가 후발주자로서 얼마나 대출 수요를 확보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암호화폐 거래소인 코인원과 실명계좌 계약을 체결했으나 연내 계좌 발급에 따른 수수료 수익을 확보할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금융정보분석원(FIU)에 심사를 거쳐야 할 뿐만 아니라 코인원 측에서 기존 NH농협은행 간 계약 해지에 따른 위약금 지불 등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미래가 불투명한 건 카카오페이도 마찬가지다. 여러 신사업이 예고됐지만 신사업들이 당장 수익으로 연결되기는 어렵단 시각이 지배적이다. 자회사 ‘카카오페이손해보험’은 이르면 다음주 중 첫 자사 상품을 선보이고 본격적인 영업을 개시할 계획이나 애초 계획한 상품이 미니보험(소액단기보험)이라 변액보험, 장기보험 등처럼 수익성을 기대하기 어렵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 전체 매출액의 25%를 차지하고 있는 대출비교·중개 금융서비스는 금리 인상으로 가계대출 자체가 줄면서 타격을 받는 모양새다. 예금비교 서비스의 경우 혁신금융을 신청 예정이나 시장에서는 차별화된 서비스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우세하다. 금융권의 고위 관계자는 “금융권의 핵심은 리스크 평가와 상품을 만드는 데 있는데 카카오 금융사들은 프로세스 혁신만 얘기한다”며 “프로세스 혁신은 처음에는 경쟁력 있어 보이지만 기존 금융사들이 금방 따라 할 수 있어 지속성을 가지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상장 초기 회사의 혁신성, 성장성을 믿고 투자한 내부 직원들도 불만은 높다. 기업공개(IPO) 당시 카카오뱅크 직원들은 공모가 3만9000원에 1인당 최대 1만4481주를 살 수 있었다. 지난 7일 주가를 기준으로 직원당 약 2억9903만 원 이상 손해를 보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카카오페이의 경우 직원당 손실액은 1억9980만 원으로 보인다. 금융권의 다른 관계자는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가 ‘라이언’ 외에 혁신적인 상품, 서비스를 내놓지 못했다”며 “대출까지 끌어와 8억 원을 투자했다는 직원도 있다는데 경영진은 스톡옵션을 행사하는 등 내부통제까지 무너진 모습을 보이면서 전반적으로 신뢰가 깨졌다”고 언급했다.


김지영 기자·조윤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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