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핏빛' 물이 '콸괄'…붉게 물든 이란 분수대, 무슨 일?

"익명의 예술가가 테헤란 분수 물들여"

이란 당국 "분수대 물 특정 색으로 변한 적 없다"

트위터 등 SNS 상에서 급속도로 퍼진 테헤란 도심의 한 분수대 물이 붉게 물든 사진. 사진=트위터(@1500tasvir)트위터 등 SNS 상에서 급속도로 퍼진 테헤란 도심의 한 분수대 물이 붉게 물든 사진. 사진=트위터(@1500tasvir)




이란의 수도 테헤란 도심의 분수대 물이 붉은색으로 변한 사진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9일(현지시간) 반관영 매체 YJC, 워싱턴포스트(WP), AF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7일부터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붉은 물이 담긴 테헤란 분수대 사진이 빠르게 퍼졌다.

'더네쉬거주 공원' 분수대를 비롯한 테헤란 중부 지역 몇몇 분수대 물이 핏빛으로 변했고, 일부 행인은 이를 신기한 듯 바라본다.



사진을 올린 트위터 활동가는 붉게 물든 분수에 대해 “익명의 예술가가 테헤란 분수를 핏빛으로 물들였다”며 작품의 이름이 ‘테헤란, 피에 잠기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가 경찰에 체포돼 의문사한 ‘마흐사 아미니’를 해시태그로 달아 반정부 시위를 지지하는 퍼포먼스임을 추측하게 했다.

관련기사



이에 대해 워싱턴포스트(WP)는 익명의 예술가가 분수대 물을 붉은색으로 물들였으며, 여성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흘린 피를 상징한다고 전했다.

미국 다트머스대의 미술사학자인 파멜라 카리미는 WP에 “이란은 지난 40년간 정부에 대항할 수 있는 정치 집단을 만들지 못했다”며 “이런 이유로 예술은 이란인의 불만을 전달하는 중요한 도구가 돼 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란 당국은 도심 공원 분수대의 물이 특정 색으로 변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알리 모하마드 모크타리 테헤란 공원관리국 국장은 “이들 사진은 완전한 거짓이며, 테헤란의 모든 분수대 물의 색은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며 사진을 부정했다.

VOA는 BBC의 페르시아어 서비스를 인용하며 분수에서 여전히 붉은 흔적을 볼 수 있지만 이후 물이 배수됐다고 보도했다.

쿠르드족 여성인 마흐사 아미니(22)는 지난달 13일 히잡을 제대로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테헤란에서 ‘도덕 경찰’에게 체포됐다. 그는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던 중 갑자기 쓰러졌고,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같은달 16일 숨졌다.

아미니의 죽음 이후 이란 전역에서 2주가 넘도록 분노를 표하는 대규모 시위가 지속되고 있다. 이번 시위는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이란에서 가장 오랫동안 이어지고 있다. 노르웨이에 본부를 둔 인권단체 이란 휴먼 라이츠(IHR)는 최소 133명이 시위와 연관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집계했다.


박민주 인턴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