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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한 반도체주…中 겨냥한 미국 반도체 규제에 직격탄

10일 각국 증시서 반도체기업 주가 빠져

中 주요 반도체기업 가치는 86억$ '증발'

서울경제DB서울경제DB




중국을 비롯한 주요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가 10일(현지시간) 큰 폭으로 하락했다. 글로벌 인플레이션으로 반도체 수요가 줄어들고 있는 와중에 미국이 중국을 겨냥한 반도체 규제를 새로 내놓은 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11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중국 최대 반도체 제조사인 국제집성전로제조의 주가는 전날 홍콩 증시에서 4% 떨어졌다. 화홍반도체 역시 9.4% 하락했으며 상하이푸탄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그룹의 주가는 무려 20.2%나 감소했다. FT는 10일 하루동안 증발한 이들 기업의 가치가 86억 달러에 달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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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주의 하락세는 중국 기업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블룸버그통신은 10일 미국 뉴욕증시에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3.5% 하락해 2020년 11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장을 마쳤다고 보도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최근 3거래일 동안 10%, 올해 들어서는 40% 이상 하락했다. 기업별로 보면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가 4.1%, 램리서치가 6.4%, KLA가 4.7% 빠졌다.

반도체주의 약세는 미국이 7일 중국을 겨냥한 반도체 수출통제 규제를 발표한 데 따른 것이다. 이 규제에 따라 18㎚(나노미터·10억 분의 1m) 이하 D램, 128단 이상 낸드, 14㎚ 이하 로직칩(비메모리칩)을 생산하는 중국 기업에 반도체 장비를 판매하려는 미국 기업들은 별도의 수출 허가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허가 기준이 극히 까다로워 업계에서는 사실상 중국으로의 수출길이 막히는 것이라고 보고 있다. 아울러 미국은 반도체 관련 중국 기업 31개사를 '미검증기업 리스트'에 올려 수출통제대상으로 지정했다. 이 리스트에 오른 중국 기업들과 거래를 하려면 당국의 실사 등을 거쳐야 한다.

전문가들은 향후 반도체를 둘러싼 미중 간 긴장이 고조되면서 혼란이 지속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미국 투자은행 번스타인의 스테이시 라스곤 분석가는 "변화는 빠르게 진행되고 있으며 우리는 중국이 미국의 규제에 어떤 조치를 취할지 모른다"며 "(중국의) 잠재적인 보복 가능성 역시 리스크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디키 웡 홍콩 킹스턴증권 분석가는 "미중 간 긴장이 완화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미검증기업 리스트에 변동은 없을 것"이라며 "오히려 빠른 시일 내에 더 많은 중국 기업이 수출통제대상으로 지정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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