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5거래일 만에 2200선을 하회했다. 코스닥은 4.15% 폭락하며 연저점을 새로 썼다.
11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40.77포인트(1.83%) 내린 2192.07에 장을 마쳤다. 코스피가 2200선 아래에서 마감한 것은 지난달 30일(2155.49) 이후 5거래일 만이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39.82포인트(1.78%) 낮은 2193.02에 개장해 계속해 떨어졌다.
지수 하락을 주도한 것은 기관이다. 유가증권시장에서 3101억 원을 순매도했다.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1070억 원, 1933억 원을 순매수했다.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22원 8전 오른 달러당 1435원 2전에 마감했다. 전 거래일 대비 상승 폭으로 따지면 2020년 3월19일 40원 상승한 후 가장 많이 올랐다. 이날 아시아장에서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미국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113.5까지 올랐다.
이날 시장은 경기 침체 우려 고조에 하락했다. 미국과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금리 인상 행렬이 이어진 데다가 러시아의 대규모 우크라이나 공습으로 지정학적 불확실성까지 커졌다. 미국의 고용 상황이 견조한 것으로 발표되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기조 전환에 대한 기대가 사그라든 가운데 미국이 대중 반도체 수출 규제 조치를 발표한 것도 시장에 찬물을 끼얹었다. 한국 무역적자 상황이 악화해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132억 6700만 달러) 이후 14년 만에 연간 적자를 기록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소식도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끼쳤다.
시장은 오는 12일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번 회의에서는 ‘빅 스텝’(한 번에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인상)이 단행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번 주 발표를 앞둔 미국의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 국제통화기금(IMF)의 경제전망 결과 등에 따라서도 증시가 변동성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시가총액 상위권에서는 미국의 수출 규제 여파로 삼성전자(-1.42%)와 SK하이닉스(-1.10%)가 동반 하락했다. 자동차 업계의 수요 침체가 예상되면서 현대차(-4.27%)와 기아(5.07%)도 급락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1.11%), 네이버(-0.94%), 셀트리온(-0.60%), 카카오(-1.57%) 등도 줄줄이 내림세였다. 2차전지 관련주는 강세였다. LG에너지솔루션(3.11%)은 3분기 흑자 전환에 이어 4분기도 실적이 좋을 것으로 전망돼 상승 마감했고, LG화학(1.36%)과 삼성SDI(1.52%)도 강세였다.
업종별로는 건설업(-5.11%), 섬유·의복(-4.92%), 기계(-4.71%), 운송장비(-3.96%), 전기가스업(-3.79%), 운수·창고(-3.51%), 종이·목재(-3.50%), 의료정밀(-3.71%) 등 대부분이 약세였다.
코스닥지수는 전장보다 28.99포인트(4.15%)나 폭락한 669.50에 마감하며 종가 기준 연저점 기록을 새로 썼다. 종가 기준 코스닥지수가 670선을 하회한 것은 2020년 5월7일(668.17) 이후 2년 5개월여 만이다. 지수는 전장보다 13.19포인트(1.89%) 내린 685.30에서 출발해 장중 낙폭을 키웠다.
이날 코스닥 시총도 307조 4400억 원으로 연저점을 새로 썼다. 이는 2020년 10월 27일(305조 5890억 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646억 원, 753억 원을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개인은 홀로 1천420억원을 순매수했다.
코스닥 시총 10위권에서는 에코프로비엠(1.44%)을 제외한 전 종목이 약세였다. 셀트리온헬스케어(-2.26%), 엘앤에프(-1.28%), HLB(-5.47%), 카카오게임즈(-3.54%), 에코프로(-2.08%), 펄어비스(-7.10%) 등이 일제히 하락했다. 이날 하루 유가증권시장 거래대금은 7조 7540억 원, 코스닥시장 거래대금은 5조 267억 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