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약발 안듣는 英 국채시장…BOE, 이번엔 "물가연동국채 매입"

30년물 4.67%까지 치솟아 불안 확산

추가 안정책 내놨지만 효과는 미지수

주택시장도 금융위기 후 최악 가능성


영국 금융시장이 영국중앙은행(BOE)의 잇따른 시장 안정책에도 불안한 모습을 보이자 BOE가 또다시 시장 개입에 나섰다. 재정 건전성에 대한 불안감과 러시아 전쟁 등 악재가 지속되고 있어 BOE의 개입이 통할지는 미지수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10일 영국의 30년물 국채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약 0.29%포인트 치솟은 4.67%에 마감했으며 2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0.35%포인트 뛴 4.42%까지 올랐다가 4.26%로 마감했다. 특히 10년물 물가 연동채 금리의 경우 장중 상승 폭이 1992년 이후 최대치인 0.64%포인트를 기록했다.



이날 채권금리는 BOE의 긴급 채권 매입 조치가 끝나가는 가운데 금융시장에 다시 불안감이 확산하며 급등했다. 앞서 BOE는 영국 정부의 감세안 발표 이후 재정적자 우려로 금융시장이 혼란에 빠지자 지난달 28일부터 650억 파운드(약 102조 원) 규모의 국채 매입을 실시해왔다. BOE는 예정대로 14일에 긴급 매입을 종료하려 했으나 시장 불안이 지속되자 남은 기간 동안 하루 매입 한도를 50억 파운드에서 100억 파운드로 늘리고 다음 달 10일까지 새로운 단기 자금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이런 지원책에도 이날 영국 채권금리가 폭등하는 등 시장 불안은 해소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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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BOE는 11일 금융시장 개장 직전 두 번째 시장 안정 조치를 깜짝 발표했다. 이날 BOE는 “소매물가지수를 반영한 지수 연동(index-linked) 국채를 매입하는 채권 범주에 포함시켰다”며 이 같은 확대 조치가 시장 질서 회복을 도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일일 한도인 100억 파운드 가운데 절반인 50억 파운드는 지수 연동 국채 매입에 사용될 예정이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이 같은 물가 연계 채권 매입도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영국 주택 시장이 치솟는 금리로 인해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충격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올해 하반기부터 내년 말까지 금리 조정이 예정된 모기지 대출이 전체 840만 건 가운데 240만 건에 달하고 이들 대출은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부실 위험에 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영국 모기지 대출은 미국과 달리 2~5년 주기로 시중금리를 반영해 조정된다.

장형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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