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여야 의원들이 한목소리로 국민연금의 재정 건전성을 우려했다. 세계적 자산 시장 불황으로 국민연금이 상반기에만 77조 원에 달하는 적자를 기록해서다. 윤석열 정부의 주요 국정과제 중 하나인 연금 개혁에 속도를 내라는 주문도 이어졌다. 국토교통위원회에서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개통에 따른 한국철도공사(코레일)의 손실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최재형 국민의힘 의원은 11일 국회에서 열린 복지위 국감에서 “상반기 국민연금의 운용 실적이 상당히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11%에 육박했던 기금 운용 수익률은 올해 상반기 -8%로 떨어졌다.
최 의원은 적극적인 기금 운용을 주문했다. 최 의원은 “코스피 하락 폭(-26%)을 고려하면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수익률(-19.6%)은 선방한 셈”이라면서도 “다만 국민연금이 코스피보다 조금만 더 잘하면 된다는 식으로 안이하게 운용하는 것이 아닌지 걱정”이라고 비판했다.
고영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수익률 악화로) 최근 5개월간 국민연금의 불안함을 조명하는 기사들이 50% 급증했다”며 “국민연금이 고갈돼도 연금은 지급된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신뢰도가 개선되지 않겠느냐”고 주장했다.
연금 개혁을 조속히 추진해달라는 당부도 나왔다.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은 “연금 개혁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며 “정부 차원에서 먼저 로드맵을 내야 하지 않느냐”고 질의했다. 김태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진행 중인 5차 연금 재정 계산이 끝나면 반드시 연금 개혁을 해야 한다”며 “논의 과정에서 철저히 뒷받침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국토위에서는 코레일의 재정 건전성이 도마 위에 올랐다. GTX가 개통될 경우 코레일의 수입이 연간 1000억 원 가까이 줄어들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코레일이 이미 재무 위험 기관으로 지정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보인다. 허종식 민주당 의원은 “코레일은 서비스 향상이나 GTX와의 환승 체계 고도화 등의 방안을 마련해 수익 악화에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