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국내증시

"미국車시장 공급과잉" 경고에…현대차 기아 주가 "불똥"

UBS "미車시장 6개월내 공급과다"

현대차 4%·기아 5% '하강기류'

역대급 실적에도 외국인 매도세





한국 자동차 산업의 쌍두마차인 현대자동차와 기아(000270)의 주가가 52주 신저가로 미끄러지고 있다.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과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대한 우려는 잦아들고 있다지만 경기 침체에 따른 공급 과잉 공포가 모든 변수를 삼키는 모습이다. 증권 업계에서는 현대차(005380)와 기아의 실적이 연일 신기록을 세우는 만큼 주가 급락 상황에 대해 과한 우려라고 평가했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차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4.27%(7500원) 급락한 16만 8000원을 기록했다. 기아 역시 5.07%(3600원) 빠진 6만 7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현대차 주가는 지난달 20일 이후 2주 만에 15.3%, 기아는 16% 급락했다. 현대차는 기관이 8거래일 연속 순매도했고 이날에는 외국인도 매도로 돌아섰다. 기아 역시 4거래일 연속 기관이 팔고 있다. 이날 자동차·부품 업종에 포함된 종목 141곳 중 129곳이 하락했다.



그동안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과 IRA 악재에도 사상 최고 실적을 내왔던 두 회사의 주가를 끌어내린 것은 경기 침체 우려다. 미국 UBS는 10일(현지 시간) 포드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매도’로 낮췄다. 또 GM의 목표주가는 3분의 1 수준인 38달러로 하향했다. UBS는 “차 업계는 3~6개월 안에 한 번도 경험해보지 않은 과다한 공급을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인플레이션에 따라 소비자들은 자동차와 같은 큰 소비를 하지 않으려고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과다 공급으로 패러다임 전환을 이끌 것이며 결국 이익과 가격의 하향 조정으로 연결될 것”이라고 강력하게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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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실제로 두 회사의 실적 자체는 아직 꺾이지 않은 상황이다. 현재 현대차와 기아 두 회사의 차량 출고 대기 물량은 최장 3년으로 나타났다. 이달 1일 기준 국내에서 제네시스 GV80를 계약하면 2년 6개월~3년을 기다려야 한다. 싼타페 하이브리드는 지난달까지 출고 대기가 2년이다. 투싼 하이브리드도 1년 1개월을 기다려야 한다. 경기가 악화하면 대기 고객들이 주문을 취소할 수 있다. 현대차 홈페이지에서는 “차량 출고 전 계약금만 낸 경우 계약을 취소해도 계약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다.

현대차는 올해 매출 137조 원으로 전년 대비 16.8%, 영업익 10조 5000억 원으로 58.6% 급증이 예상된다. 기아도 매출 84조 원(21.3%), 영업익 8조 2000억 원(61.9%)으로 전망된다. 차량 판매량도 329만 9000대로 12년간 5위에서 도요타(513만 8000대)와 폭스바겐(400만 6000대)에 이어 톱3에 이름을 올렸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다른 메이커보다 공급망 관리를 잘한 덕에 반사이익을 본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은영 삼성증권 모빌리티 팀장은 “실적 전망이 나쁘지 않은 상황이지만 모든 이슈를 경기 침체 우려가 다 잠식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내년 역시 실적이 우려하는 것 만큼 악화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더해 미국 IRA도 해소되지 않은 리스크다. 북미에서 최종 조립된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주는 법인데 미국 조지아주에 들어설 30만 대 규모의 현대차 전기차 공장은 2025년에야 가동된다. 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연간 10만 대의 전기차 수출이 지장을 받고 보조금 차별로 미국 테슬라와의 가격 역전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최근 우리 정부가 미국 행정부 의회와 접촉하며 법안 수정 이야기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환율은 오히려 호재로 작용했다. 현대차의 1~8월 국내 생산 물량의 59.5%, 기아는 62.4%가 수출 물량이다.

강도원 기자·김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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