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경제전문가 82% "성장 없는 고용 안돼"…전경련 "저임금 일자리만 늘어"

전경련, 노동경제학회 설문…"노동 양극화 우려"

하반기 채용도 먹구름…"신산업 육성 지원해야"

허창수 전경련 회장. 사진제공=전경련허창수 전경련 회장. 사진제공=전경련




경기가 침체되는 시점에 한국이 지금처럼 높은 수준의 고용률을 유지하면 안 된다는 경제 전문가 조사 결과가 나왔다. 저임금 일자리만 확대돼 노동시장 양극화만 부추긴다는 이유에서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한국노동경제학회 소속 경제 전문가 38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81.6%가 ‘성장 없는 고용’을 우려해야 할 현상으로 지적했다 12일 밝혔다. 전문가들은 성장 없는 고용이 발생한 원인으로 ‘비대면·플랫폼 등 새로운 일자리 등장(28.6%)’ ‘재정 투입 결과로 공공·노인·단기 일자리 증가(28.6%)’를 지목했다. ‘고용의 경기후행성(경기 움직임보다 뒤늦게 움직이는 성향)으로 최근 경기침체 영향이 반영되지 않은 탓’이라는 응답은 18.6%, ‘코로나19 영향으로 외국인 근로자 입국이 감소한 결과’라는 의견은 10%, ‘생산가능 인구 감소나 일자리 미스매치 때문’이라는 답변은 8.6%로 조사됐다.



응답자의 63.1%는 지금처럼 경제 위축기에도 고용률이 높게 유지되는 현상이 6개월 이상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전문가의 73%는 성장 없는 고용이 계속될 경우 ‘공공·노인·단기 일자리 증가 등 고용의 질 악화’가 우려된다고 꼽았다. '정규직·노조에 편중된 노동시장 이중구조가 심화할 것'이라는 응답도 75.7%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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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련은 “경제성장이 뒷받침되지 않은 채 일자리가 지속 창출된다는 것은 저임금·저숙련 일자리가 확대된다는 뜻”이라며 “이런 현상이 지속하면 대기업, 정규직 등 좋은 일자리와 중소기업, 비정규직 등 열악한 일자리 간 양극화가 심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응답자의 70.3%는 생산가능 인구 감소와 산업구조 변화 흐름 속에 인력난이 심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노동생산성 하락 등으로 기업 경쟁력이 약화할 것이라는 예상도 43.3%에 달했다. 하반기 채용시장 전망에 대해서는 ‘상반기보다 악화’와 ‘상반기와 비슷’이란 응답이 각각 47.4%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경제 활력을 높이고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한 과제로 ‘신산업 성장동력 분야 육성 지원(29.6%)’을 가장 택했다. ‘노동·산업 분야 규제 완화를 통한 기업투자 확대 유도’는 28.2%, ‘근로시간 유연화 및 임금체계 개편 등을 통한 생산성 개선’은 26.8%였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궁극적으로 성장이 뒷받침되지 않은 채 일자리가 늘어나는 것은 고용의 질 악화, 노동시장 양극화 등 부작용을 야기한다”며 “신산업 육성, 노동·산업 분야 규제 개혁 등으로 고용 여건을 개선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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