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명백한 동물 학대다"…올해 방심위 최다 민원 장면은

'태종 이방원' 말학대 논란 민원 944건 최다

살림남 포경수술·MBC 尹순방 보도도 민원 多

윤두현 "간접광고 위반 반복…제재 강화해야"

KBS 드라마 '태종 이방원'의 낙마 장면 촬영을 위해 강제로 말이 쓰러진 모습. 동물자유연대 유튜브 캡처KBS 드라마 '태종 이방원'의 낙마 장면 촬영을 위해 강제로 말이 쓰러진 모습. 동물자유연대 유튜브 캡처




올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가장 많은 민원을 불러일으킨 장면은 KBS 대하사극 ‘태종 이방원’의 말 학대 촬영 논란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윤두현 국민의힘 의원이 방심위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태종 이방원’의 말 학대 논란과 관련된 민원은 총 944건 접수됐다.

해당 장면은 지난 1월 1일 방송분으로, 극중 인물이 낙마하는 장면에서 말의 몸체가 뒤집히며 머리가 바닥에 곤두박질치는 모습이 방영되며 논란이 시작됐다.

당시 촬영을 위해 강제로 쓰러뜨린 말이 추후 죽은 것으로 확인되면서 동물 학대라는 비판이 일었다. KBS는 사고 직후 말이 스스로 일어났고 외견상 부상이 없어 돌려보낸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확인 결과 말이 촬영 1주일 뒤 폐사했다며 사과했다.

동물보호단체는 말 발목에 와이어를 묶어 강제로 쓰러뜨리는 방식의 현장 촬영 영상을 공개하면서 동물보호법 위반이라며 거세게 비판했다. ‘방송 촬영을 위해 안전과 생존을 위협당하는 동물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내용의 국민청원은 20만 명 넘게 동의해 정부가 동물보호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논란의 여파로 드라마는 2주 결방했다.



'태종 이방원' 다음으로 민원 접수가 많았던 프로그램도 KBS가 제작했다. KBS 예능 '살림하는 남자들 시즌2'의 미성년 남성 포경수술 장면(9월 17일 방송)과 관련해 143건이 접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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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장면에서 홍성흔 전 프로야구 선수가 아들과 그의 친구들을 데리고 비뇨기과를 방문했는데, 아이들이 수술대 위에 누운 모습과 수술 과정을 희화화하는 자막이 방송돼 아동 인권, 남성 인권 문제 등이 제기됐고 제작진은 이에 사과했다.

또 MBC 뉴스데스크의 윤석열 대통령 순방 중 비속어 보도(9월 22일 방송) 논란과 관련해서도 약 1주일 만에 민원 27건이 접수된 것으로 파악됐다.

KBS 뉴스9가 지난 3월 28일 우크라이나 의용군에 참전한 한국인의 위치를 노출한 것과 관련해서도 13건의 민원이 제기됐다.

이밖에 SBS플러스 예능 '나는 솔로', JTBC 드라마 '모범형사 시즌2', SBS 예능 '런닝맨', JTBC '사건반장', KBS 드라마 '신사와 아가씨' 등과 관련해서도 선정성·폭력성부터 명예훼손까지 다양한 내용으로 민원이 접수됐다.

KBS는 지난해 8월부터 1년간 심의규정 중복 위반으로도 가장 많이 적발됐다.

KBS는 심의규정 조항 중 제47조 '간접광고'를 중복으로 위반한 사례가 10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MBC도 간접광고로 6건, SBS는 간접광고와 객관성 조항으로 각 3건 적발됐다. TBS FM은 객관성 조항으로 9건, 제13조 '대담·토론프로그램 등' 조항 관련해서도 8건이 적발됐다.

윤 의원은 "공영방송의 과도한 간접광고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간접광고 규정 위반 사례가 반복된다는 것"이라며 "방심위는 시청권 보호를 위해 중복 위반 사항에 대해서는 법정 제재 조치를 강화하는 등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민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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