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제2금융

캐피털 위험노출 PF대출 25조…"내년 상반기 유동성 위기 올수도"

■캐피털사, 부동산 PF發 부실 비상등

여전사 PF 26.7조…3년새 3배↑

캐피털이 전체의 92.3%나 차지

기업대출 늘리며 리스크관리 안돼

연체율·연체잔액도 가파르게 상승

최악땐 경영 위기로 전이 우려





여신전문회사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잔액이 올 6월 기준 3년 전에 비해 2.9배가량 증가하며 전체 금융업권 중 가장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특히 이 가운데 92.3%를 캐피털사가 차지했다. 자칫 부동산 PF가 캐피털사의 경영 위기로 전이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클 수밖에 없다.

금융당국과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여전사의 부동산 PF 대출 잔액은 26조 7000억 원이다. 3년 전과 비교해 2.9배 증가했다. 같은 기간 은행(1.9배), 보험(1.8배), 저축은행(2.2배)보다 증가세가 가파르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캐피털사의 연도별 부동산PF 대출 현황’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올해 6월까지 부동산 PF 익스포저(위험 노출액)는 24조 9676억 원에 달한다. 부동산 PF 익스포저는 PF 대출과 이에 대한 신용 보강인 PF 채무보증을 합한 금액으로 전체 대출 잔액은 24조 8132억 원, 채무보증은 1544억 원이다. 지난해 캐피털사의 부동산 PF 대출이 18조 3404억 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올 상반기에 이미 지난해 금액을 초과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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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피털사는 그동안 자동차 금융을 주요 사업으로 삼았지만 기업대출·투자금융 분야로 사업의 중심추를 옮기면서 캐피털사 전반에서 PF 대출 비중이 올라갔다. 특히 2020~2021년 유동성이 확대된 데다 부동산 및 주식시장 호황으로 PF와 투자금융이 높은 수익성을 기록해 주목받았다. 하지만 최근 부동산 가격 하락으로 미분양 물량이 확대되면서 부동산 PF 대출 부실에 대한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부동산 PF 대출이 크게 늘면서 연체 잔액과 연체율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올 상반기까지 연체 잔액은 2290억 원, 평균 연체율은 0.9%를 기록했다. 2019년만 해도 한 해 연체 금액은 150억 원, 연체율은 0.1%에 불과했지만 캐피털사들의 부동산 PF 대출이 증가하면서 함께 늘어나는 추세다.

금융 당국도 캐피털사의 부동산 PF 대출 현황을 주시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7일 저축은행·여전사·증권사와 ‘부동산 PF 관련 업권별 간담회’를 실시하기도 했다.

주요 캐피털사들이 내년 6월 이전에 유동성 위기를 겪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달 ‘고위험 익스포저, 캐피털사의 유동성을 압박할 것인가’ 리포트에서 내년 상반기 중에 부동산 익스포저에 따라 추가 장기 자금 조달이 필요한 캐피털사로 한국캐피탈·메리츠캐피탈·BNK캐피탈·키움캐피탈 등을 거론했다.

특히 PF 및 투자금융은 일반적으로 평균 여신 규모가 크고 경기 민감도가 높아 수익의 변동성이 크다. 또 연체 등 부실 발생이 표면적으로 드러나기 전까지 해당 자산의 부실 징후를 파악하기 어렵다. 동영호 나이스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경기 하강 시 PF 및 투자금융 부문에서 부실이 확대될 수 있으며 해당 자산의 비중이 높은 캐피털사를 중심으로 위험 관리 현황에 대한 점검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지적했다.


김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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