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전 의원이 13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겨냥해 “국방의 ㄱ자도 모른다”고 직격했다. 국민의힘 차기 당권 주자로 거론되는 부상한 상황에서 야당 대표를 비판한 것이어서 눈길을 끈다. ‘내부총질만 한다’는 당내 비판을 의식해 대야 공세를 시작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유 전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북한이 핵무기로 우리를 공격해오면 이 대표는 무슨 수로 국민의 생명을 지킬 것이냐”며 이 대표를 비판했다. 북핵 위협에 대응해 진행된 한미일 연합훈련을 두고 민주당이 ‘욱일기가 한반도에 걸릴 것’이라고 주장한 것에 대한 반박이다.
유 전 의원은 이 대표가 ‘세계 6위 군사력을 가진 나라가 한미일 군사훈련이 불가피하다는 이야기를 할 수 있느냐’고 따진 것을 문제 삼았다. 그는 “이 대표의 말을 빌리면 친일국방, 친미국방 둘 다 필요 없고 우리 혼자 북한을 상대할 수 있다는 말”이라며 “무식하고 위험하기 짝이 없는 발언”이라고 강조했다. 유 전 의원은 “대한민국이 군사력 6위라는 것은 재래식 군사력과 인구·국방예산 등을 집계한 순위일 뿐”이라며 “우리 안보에 치명적인 위협을 가하는 북한의 핵무기 등의 비대칭 전력은 다 빼놓고 재래식 군사력만 비교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유 전 의원은 한미일 연합 훈련이 북핵에 대응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한미일 (연합훈련은) 3국이 바다에 이지스함과 항공모함을 띄워놓고 북한의 핵미사일을 탐지·요격하는 훈련을 하는 ‘핵무기 방어훈련’”이라며 “북한과 중국 눈치를 보며 사드 도입도 반대하고 핵미사일 방어 훈련도 반대하면 어떻게 국민 생명을 지키겠다는 것인지 묻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도 이 대표 발언에 대한 반발이 나왔다.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이날 대구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아직도 친일 프레임이 먹힐 것이라고 착각하는 이대표가 의도적으로 친일몰이를 반복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문제는 군사력 순위가 아니라 비대칭 무기인 핵”이라며 “핵을 추적하고 방어하고 억제하기 위한 국제 공조는 대한민국 안보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성 정책위의장은 “대표적인 군사동맹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는 미국은 물론이고 영국·프랑스·독일 등 우리나라보다 더 막강한 군사력을 보유한 유럽의 주요 군사 강국이 모두 가입돼 훈련하는 중”이라며 “(한미일 연합훈련은) 우리가 국방력을 키워 싸워 이기자는 게 아니라 싸우는 일이 없도록 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