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美 "유일한 경쟁자 中 꺾고 세계 질서 확립할 것"

바이든 정부 첫 국가안보전략(NSS) 공개

'中·러와 경쟁'이 전략 1순위

향후 10년 결정적 시기 규정

"동맹과 세계 이익 지켜낼 것"

압도적 국방력 유지도 강조

北 "소규모 독재국가" 지적

"지속적 외교로 핵확장 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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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탈냉전 시대가 “완전히 끝났다”고 선언하는 동시에 향후 10년간 중국·러시아와의 경쟁에서 승리해 새로운 세계 질서를 확립하겠다고 밝혔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중국의 대만해협 위협 등 ‘힘을 통한’ 지정학적 현상 변경 시도를 제압하고 자유롭고 개방된 시대를 다시 열겠다는 것이다.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서는 북한과의 외교를 추구하되 북한의 위협에 대응해 확장 억제를 강화하겠다고 역설했다.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는 12일(현지 시간) 이 같은 내용을 담은 48쪽 분량의 국가안보전략(NSS)을 공개했다. NSS는 미국의 대외 전략 방침을 천명한 문서로 미국의 모든 당국자들이 정책을 수립할 때 기준이 된다. 바이든 정부는 당초 올 1월에 NSS를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에 따른 전략 수정으로 발표 시점을 늦췄다.

바이든 대통령은 NSS 서문에서 앞으로의 10년을 △미국의 이익을 증진하고 △지정학적 경쟁자를 압도하며 △공동의 도전에 맞설 ‘결정적 시기’라고 규정했다. 구체적으로는 미국의 전략적 도전을 두 가지로 분류했는데 하나는 중국·러시아 등 강대국과의 경쟁이며 나머지는 기후변화, 에너지 위기, 전염병, 테러 등 세계 공통의 위협에 대처하는 것이다.




NSS는 “가장 시급한 전략적 도전은 수정주의적 외교정책을 표방하는 권위주의적 지배 체제를 가진 국가”라면서 중국 및 러시아와의 경쟁이 미국 국가안보 전략의 1순위임을 분명히 했다. 특히 중국에 대해서는 “국제 질서를 재편하려는 의도와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경제적·외교적·군사적·기술적 힘을 가진 유일한 경쟁자”라고 평가하면서 “베이징은 인도태평양에서 영향력 확대를 꾀하고 세계 최고 패권 국가가 되겠다는 야망을 가졌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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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와 관련해서는 ‘국제 질서를 무시한 잔혹한 침략 전쟁을 벌였다’고 비판하면서도 미국의 경쟁자로서 중국을 뛰어넘는 위협은 아니라고 평가했다. NSS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야욕을 주로 문제 삼으면서 “러시아 정부의 전략적 오산에도 불구하고 국제 정세에서 다시 한번 건설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강대국으로서 러시아의 미래를 결정할 주체는 러시아 국민”이라고 밝혔다.

이어 미국은 이들과의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미국 내에 투자하고 △동맹과 연합하며 △강한 군대를 유지할 것임을 강조했다. NSS는 특히 현대화되고 첨단화된 강한 미군이 동맹과 세계의 이익을 지켜낼 것이라면서 미국이 중국과 러시아를 압도할 국방력을 유지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북한에 대해서는 “불법적인 핵무기 및 미사일 프로그램을 계속 확장하고 있다”면서 “이란과 함께 공격적이고 불안정한 방식으로 행동하는 '소규모(smaller) 독재국가”라고 지적했다. 다만 “북한과 지속적인 외교를 추구할 것”이라며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향한 가시적 진전을 이루는 한편 북한의 대량살상무기와 미사일 위협에 대응해 ‘확장 억제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했다.

미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바이든 정부의 NSS가 도널드 트럼프,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의 국가안보 전략과 사실상 같은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정권을 떠나 미국의 국가안보 전략 방향은 분명하다는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10년 후 미국의 승리를 자신하며 “전 세계 국가들은 다시 한번 미국에 반(反)해 베팅하는 것이 좋은 일이 아니라는 점을 목격하고 있다”고 밝혔다.

워싱턴=윤홍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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