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유한양행 폐암 신약 임상 총괄한 권위자 "FDA 허가 가능성 충분" [Why 바이오]

LASER301 탑라인 결과, PFS 개선 효과 입증

세부 분석 결과는 연내 국제학술대회서 공개 예정

조병철 연세암병원 폐암센터장. 사진 제공=연세암병원조병철 연세암병원 폐암센터장. 사진 제공=연세암병원




"이번 데이터는 기존 EGFR(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 티로신키나아제(TKI)의 단점을 극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줬습니다. 1차치료제 승격은 물론이고 미국식품의약국(FDA) 허가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봅니다. "



LASER301 임상 3상 시험을 총괄한 조병철 연세암병원 폐암센터장(연세의대 종양내과 교수)은 14일 서울경제와 인터뷰에서 "레이저티닙이 무진행생존기간(Progression-Free SurvivalPFS) 뿐 아니라 폐암 치료와 관련된 모든 유효성(efficacy) 지표가 기존 약물보다 월등히 뛰어났다"며 이 같이 말했다.

레이저티닙은 유한양행이 개발해 지난해 1월 국산 31호 신약으로 허가받은 3세대 EGFR-TKI '렉라자'의 성분명이다. 유한양행은 이날 오전 레이저티닙 관련 LASER301 다국가 3상 임상시험 '톱라인(TOP-LINE)' 분석 결과를 공시했다. 레이저티닙이 1세대 EGFR-TKI로 분류되는 '이레사(성분명 게피티니브)' 대비 질병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을 55% 감소시키면서 통계적으로 의미있는 PFS 개선 효과를 나타냈다는 것이다(위험비 0.45, 95% 신뢰구간 0.34-0.58, p

PFS는 약물을 투여했을 때 종양이 더 커지지 않은 채 환자가 얼마나 생존할 수 있는지를 의미한다. 유한양행은 지난 2019년 12월부터 한국을 포함해 해외 13개국 119개 임상기관에서 이전에 치료를 받은 적이 없는 EGFR 돌연변이 양성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레이저티닙과 게피티니브의 효능 및 안전성을 비교 평가했다.

유한양행 렉라자 제품사진. 사진 제공=유한양행유한양행 렉라자 제품사진. 사진 제공=유한양행




현재 FDA 허가를 받은 3세대 EGFR-TKI는 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성분명 오시머티닙)가 유일하다. 앞서 타그리소는 지난 2018년 4월 표준요법 대비 PFS를 2배 늘렸다는 FLAURA 3상 임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EGFR 변이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1차치료제로 승인을 받았다. 2018년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신(NEJM)에 게재된 논문에 따르면 당시 타그리소의 PFS는 18.9개월로, 이레사 등 기존 1·2세대 TKI 치료제 대비 9개월 가량 연장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인종별로 효능 차이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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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아시아인에서 뛰어난 생존기간(OS) 개선을 나타낸 반면 아시아인에서는 차이가 현격히 줄어든 것이다. 타그리소가 2018년 12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1차 치료 적응증을 받고도 여전히 건강보험 적ㄷ용을 받지 못한 이유도 이와 관련이 깊다.

조 교수는 "기존 3세대 약물은 아시아인에서 아쉬운 데이터를 나타냈고 특정 변이에서 효과가 떨어지는 등 언멧니즈(미충족수요)가 컸다"며 "아직 구체적인 수치를 언급할 수는 없지만 기존 약물로 만족스럽지 못했던 부분들을 해결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안에 임상 3상 세부 결과를 국제학술대회에서 공개할 예정"이라며 "FDA 허가심사에도 이번 데이터가 결정적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렉라자는 EGFR 양성 비소세포폐암 2차치료제로 허가를 받아 1차 치료제를 사용하고 진전이 없는 환자만 투약할 수 있다. 유한양행은 이번 데이터를 토대로 내년 1분기 중 렉라자의 1차치료 적응증을 추가하는 허가사항 변경 신청을 식약처에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Why 바이오는=‘Why 바이오’ 코너는 증시에서 주목받는 바이오 기업들의 이슈를 전달하는 연재물입니다. 주가나 거래량 등에서 특징을 보인 제약·바이오 기업에 대해 시장이 주목한 이유를 살펴보고, 해당 이슈에 대해 해설하고 전망합니다. 특히 해당 기업 측 의견도 충실히 반영해 중심잡힌 정보를 투자자와 제약·바이오 산업 관계자들에게 전달합니다.

/안경진 기자 realglasses@sedaily.com


안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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