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뉴요커의 아트레터]'브루클린 레일' 통근길 읽을거리서 통합적 전시기획까지

출판부터… 비평 및 각종 예술 이벤트 개최

전시 기획 프로젝트에 다수 지역 아티스트들 참여

뉴욕 미술계 다양성, 담론 생성에 큰 기여

브루클린 레일(The Brooklyn Rail) 본사가 위치한 브루클린 인더스트리 시티의 모습. 과거 공장과 창고가 밀집했던 상업지구가 수년에 걸친 뉴욕시의 개발 정책으로 필름, 패션, 아트 등 다양한 창의적 기업으로 채워지고 있다.브루클린 레일(The Brooklyn Rail) 본사가 위치한 브루클린 인더스트리 시티의 모습. 과거 공장과 창고가 밀집했던 상업지구가 수년에 걸친 뉴욕시의 개발 정책으로 필름, 패션, 아트 등 다양한 창의적 기업으로 채워지고 있다.




뉴욕에서 20년 가까이 건재하게 활동해 온 비영리 예술 단체가 있다. 지역 사회 내 많은 예술인,비평가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브루클린 레일 (The Brooklyn Rail)’이다. 2000년에 창립된 ‘브루클린 레일’은 원래 뉴욕 시내인 맨해튼과 브루클린 사이를 이어주는 L지하철을 타고 통근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읽을거리를 제공하는 작은 독립 출판사로 시작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브루클린에 거주하며 작업하는 젊은 아티스트들과 뉴욕에 예술적 다양성을 불어넣는 이민 예술가 및 비평가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기 시작했다. 빠르게 성장해 현재는 지역 사회 내 시각 예술은 물론 음악, 무용, 영화, 문학 등 모든 종합 예술에 대한 비평이 담긴 월간지 형태의 인쇄물을 연간 10회 정도 발행해 무료 배포하고 있다. 여기다 상영회, 토크 프로그램, 퍼포먼스 등 다양한 예술 이벤트도 개최하고 있다.




올해로 7번째를 맞이하는 브루클린 레일의 전시 기획 프로젝트. 공동 창업자이자 아트 디렉터인 퐁 부이(Phong Bui)가 ‘Singing in Unison at Industry City’라는 주제로 기획해 12월 17일까지 열린다.올해로 7번째를 맞이하는 브루클린 레일의 전시 기획 프로젝트. 공동 창업자이자 아트 디렉터인 퐁 부이(Phong Bui)가 ‘Singing in Unison at Industry City’라는 주제로 기획해 12월 17일까지 열린다.


2010년대에 들어서 브루클린 레일은 전시 프로젝트도 적극적으로 기획한다. 2012년 허리케인 샌디가 미국 동부 지역을 강타한 후 그 물질적·정신적 피해에서 벗어난 1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기획된 전시가 그 시작이다. 300여 명의 뉴욕, 브루클린 아티스트가 참여한 이 거대한 그룹전은 브루클린 레일이 다른 예술 단체들 보다 더 밀접하게 지역 사회 구성원들과 소통하는 ‘강력한 플랫폼’이라는 인상을 각인시켰다. 경제, 정치적인 이유로 소외받는 아티스트들의 작품들도 전시에 적극적으로 포함했다. 그 결과 브루클린 레일은 예술적 담론을 넘어서 동시대 쟁점에 대한 포괄적인 담론을 생성하는 영역까지 확장할 수 있었다.

'브루클린 레일'의 이번 전시에는 총 70여명의 아티스트들이 참가했다. 블루칩 아티스트들을 비롯하여 미술을 정식으로 배우지 않았던 아티스트, 어린 학생들의 작품들을 한 자리에서 관람할 수 있다.'브루클린 레일'의 이번 전시에는 총 70여명의 아티스트들이 참가했다. 블루칩 아티스트들을 비롯하여 미술을 정식으로 배우지 않았던 아티스트, 어린 학생들의 작품들을 한 자리에서 관람할 수 있다.



주역으로 브루클린 레일의 공동 창업자이자 아트 디렉터인 퐁 부이(Phong Bui)를 꼽을 수 있다. 베트남계 이민자 출신 부이는 뉴욕에서 몇 십여 개의 크고 작은 전시, 베니스 비엔날레 전시 등 다양한 기획 경험을 갖고 있다. 모마(MoMA) PS1에서 전시 기획 어드바이저로서 일하기도 goT다. 이러한 그의 단단한 경험들은 브루클린 레일이 단순 출판 업무에 그치지 않고, 더 다양한 예술적 플랫폼으로 성장하는 데 밑거름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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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7번째인 브루클린 레일의 전시 기획 프로젝트가 현재 브루클린 인더스트리 시티(Industry City)에서 한창이다. 공장과 창고가 밀집해있는 인더스트리 시티는 수년에 걸친 뉴욕시의 개발 정책으로 브루클린 레일을 비롯한 필름·패션 등 다양한 창의적 업체들이 입주해 있다. 지난 달 23일 개막한 이번 전시는 ‘인더스트리 시티에서 한 목소리로 노래하기(Singing in Unison at Industry City)’라는 제목으로 12월 17일까지 열린다.

왼쪽부터 릴리안 토마스코 (Liliane Tomasko), 캐서린 브래드포드 (Katherine Bradford), 퐁 부이 (Phong Bui), 이지 카미 (YZ Kami)의 작품들이다.왼쪽부터 릴리안 토마스코 (Liliane Tomasko), 캐서린 브래드포드 (Katherine Bradford), 퐁 부이 (Phong Bui), 이지 카미 (YZ Kami)의 작품들이다.


줄리안 슈나벨(Julian Schnabel), 우고 론디노네(Ugo Rondinone), 크리스 마틴(Chris Martin), 숀 스컬리(Sean Scully), 캐서린 브래드포드(Katherine Bradford) 같은 블루칩 작가들의 작품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을 뿐더러, 젊은 아티스트 약 70여 명이 참가했다. 브루클린 레일이 외부 기부금으로 운영되는 비영리기구인 만큼, 지역 사회 예술인들의 지지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전시 규모다.

전시장은 우체국으로 사용되던 건물에 내부 파티션만 살짝 친, 거친 느낌이다. 전시된 작품들의 다양성은 뉴욕 미술계의 풍요로움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같은 공간에서 대가들의 작품부터 예술을 제대로 배운 적 없는 아티스트들의 작품, 어린 학생들이 그린 자화상까지 다 함께 전시된 풍경이 이색적이다. SNS 활동도 열심힌 공동 창업자 부이는 최근 포스팅에서 개인의 관심사가 모여 이루는 인류 공통의 화두를 이룬다는 마틴 루터 킹의 말을 인용하며 과거부터 현재까지 이어지는 브루클린 레일의 철학을 드러냈다. /글·사진(뉴욕)=엄태근 아트컨설턴트

※필자 엄태근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조형예술과를 졸업하고 뉴욕 크리스티 에듀케이션에서 아트비즈니스 석사를 마친 후 경매회사 크리스티 뉴욕에서 근무했다. 현지 갤러리에서 미술 현장을 경험하며 뉴욕이 터전이 되었기에 여전히 그곳 미술계에서 일하고 있다.※필자 엄태근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조형예술과를 졸업하고 뉴욕 크리스티 에듀케이션에서 아트비즈니스 석사를 마친 후 경매회사 크리스티 뉴욕에서 근무했다. 현지 갤러리에서 미술 현장을 경험하며 뉴욕이 터전이 되었기에 여전히 그곳 미술계에서 일하고 있다.


조상인 미술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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