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에 명운을 걸고 일년 전 사명을 바꾼 메타(옛 페이스북)가 이용자를 유입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지난 봄 이후 이용자 수가 감소세로 돌아서면서 메타 내부에서도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15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메타의 내부 메모를 인용해 "메타의 메타버스 플랫폼인 호라이즌 월드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가 20만명이 채 안 된다"며 이 같이 보도했다. 애초에 메타는 올해 말 기준으로 호라이즌 월드 MAU 목표를 50만명으로 잡았으나 절반에 못 미치는 숫자다. 이에 최근 메타는 올해 말 기준 MAU 목표를 28만명으로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메타의 내부 메모는 메타의 가상현실(VR)헤드셋 퀘스트 시리즈와 메타버스 앱 호라이즌월드 이용자 514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를 바탕으로 작성됐다. 이 설문 과정에서 특히 어려움으로 부각된 부분은 메타버스 시장이 미성숙돼 있다는 점과 이용자 유지(리텐션)의 어려움이었다. 메타의 내부 메모에 따르면 상당수 호라이즌 월드 이용자들은 앱을 설치한 첫달 이후 앱을 켜지 않는 것으로 집계됐다. 또 호라이즌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메타의 가상현실(VR) 헤드셋 퀘스트 시리즈를 이용해야 하는데 절반 이상의 이용자들이 퀘스트를 6개월 이상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메타 대변인 측은 "메타가 구축하는 메타버스를 만들기 위해 몇년의 프로젝트로 접근하고 있다"며 "메타버스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되기는 쉽지만 메타는 여전히 메타버스가 컴퓨팅의 미래라고 믿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이용자층 확대가 당장 속도를 내길 어려워 보인다. 메타는 최근 전문가용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헤드셋 '퀘스트 프로'를 출시했지만 가격대가 1499달러(국내 가격 219만원)로 책정돼 소비자들로부터 비싸다는 평을 얻고 있다. 성능은 크게 개선됐지만 이에 비해 내장 배터리 지속 시간이 1~2시간에 불과해 폭넓은 활용에는 어려움이 있다.
한편,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이용자(CEO)는 최근 한 인터뷰에서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의 부진을 두고 “사용자들이 소셜미디어에서 새롭게 상호작용하는 방식을 놓친 감이 있다”며 새로운 소통 방식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점을 이유로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