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서울 심야택시 대책 반년…운행 복귀는 '3년 전의 80%'

■출구 안보이는 택시 승차난

2019년 4월 2.4만대→올 9월 2만대

법인택시 전액관리제 개선 안돼

기사들 수입 감소로 이탈 이어져

개인은 고령비율 높아 공급 한계

시·국토부, 리스제 도입 등 추진

개인택시 반대에 실현은 미지수

서울역 주변 도로에서 택시들이 승객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서울역 주변 도로에서 택시들이 승객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시가 심야 택시 승차난을 해결하기 위해 여러가지 대책을 시행한 지 반 년이 지났지만 심야 운행되는 택시는 코로나19 이전의 80% 수준에 머물고 있다. 서울시는 법인 택시 가동률을 높이기 위해 ‘택시 리스제’ 도입을 추진하고 있지만 개인택시 기사들의 반대 등으로 실현 여부가 불투명하다. 택시 리스제는 회사가 운송 사업 면허와 차량을 기사에 임대하고 리스비를 받는 제도다. 서울시는 심야 택시 승차난이 더욱 심각해질 연말을 앞두고 대중교통 수단을 총동원하는 대책을 내달 초 발표할 예정이다.

16일 서울시에 따르면 평일 오후 11시~오전 2시 기준 9월 넷째주(26~30일) 시간당 평균 서울 전체 택시 운행 대수는 2만 23대로 집계됐다. 서울시가 심야 택시 승차난 해소 대책을 시행하기 전인 올해 4월 둘째주(11~15일) 1만 7205대에서 16.3% 증가했고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4월 2만 4333대의 82.2% 수준까지 회복됐다. 같은 기간 개인 택시는 1만 154대에서 1만 1만 2235대, 법인 택시는 7051대에서 7788대로 각각 늘었다. 2019년 4월과 비교하면 개인 택시는 95.1%로 정상 운행을 거의 회복했지만 법인 택시는 아직 67.8%에 불과했다.





서울시는 이틀 운행하고 하루 쉬는 3부제로 운영되는 개인택시 부제를 오후 9시부터 오전 4시까지 해제하는 조치를 4월 20일부터 시행 중이다. 3부제 외에 특별부제를 적용해 월~토요일 오후 9시부터 오전 9시에만 영업하는 심야 전용 택시 운영 시간을 5월부터 오후 5시부터 오전 9시까지로 4시간 늘렸다. 법인 택시는 주간 근무자 일부를 야간 근무로 전환했다. 이 같은 대책은 심야 시간 개인택시 위주 공급 증가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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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법인택시 기사는 2019년 1월 3만 1130명에서 올해 9월 말 2만 384명으로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다. 법인택시 평균 가동률은 30% 초반 수준에 불과하다. 서울시는 택시 리스제 도입을 국토교통부에 건의하고 있다. 현행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과 택시발전법에는 리스제의 핵심인 면허 대여가 금지돼 있는 만큼 신기술·제품에 대한 규제를 일정 기간 면제·유예하는 ‘규제 샌드박스’ 제도를 한시적으로 도입하자는 의견이다. 또 택시발전법을 개정해 2020년부터 시행된 전액관리제 개선도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전액관리제는 택시 회사가 기사의 수입 전액을 관리하고 월급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법인택시 기사의 수입 감소 및 이탈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서울시 한 관계자는 “개인택시는 65세 이상 고령자 비율이 법인택시보다 높아 심야 공급 확대에 한계가 있다”며 “전액관리제 개선과 법인택시 기사 증원이 단기간에 이뤄지기 어렵기 때문에 리스제 도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교통공단에 따르면 9월 말 서울 택시의 65세 이상 운전자 비율은 개인택시 53.3%, 법인 택시 36.9%다.

국토부는 택시 리스제 도입, 전액관리제 개선은 법 개정 사항으로 택시 회사, 개인택시, 법인택시 노조, 서울시와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헙의체를 이달부터 가동해 대안을 찾겠다는 입장이다. 택시 리스제를 개인택시 사업자들이 반대하는 이유는 개인택시의 공급 증가 효과가 꼽힌다. 또 택시회사 소속 근로자가 아닌 외부인에 면허를 대여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서비스 품질 관리가 어렵고 기존 법인택시 기사의 이탈을 가속화하는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박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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