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부실 떠안을라…저축銀도 중기 대출 죈다

2금융권 5개사 잔액 증가세 꺾여

대내외 경기 악재에 리스크 관리

심사 인력 충원…조건도 정교해져

금리 인상 겹친 中企 부실위험 ↑


시중은행에서 대출을 거절당한 중소기업들이 저축은행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하지만 저축은행 역시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자 ‘리스크 관리’ 강화에 나서면서 대출 문턱을 높이고 있어 중소기업들이 한계에 몰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16일 금융 업계에 따르면 SBI·OK·웰컴·페퍼·한국투자 등 저축은행 상위 5개사의 중소기업대출 잔액은 2분기 말 기준 총 22조 원으로 집계됐다. 1분기보다 약 12% 늘기는 했지만 올해 초와 지난해 말 저축은행 업권의 중기대출이 각각 직전 분기 대비 15% 이상씩 증가했던 것과 비교하면 증가세가 다소 꺾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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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별 회사로 보면 이런 추세는 더 뚜렷하다. 기업대출에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인 OK저축은행의 올해 1분기 및 지난해 4분기 중기대출은 각각 직전 분기보다 14%, 20% 증가했다. 하지만 올해 6월 말 기준 중기대출은 약 5조 8300억 원으로 증가율은 9%대로 낮아졌다. 같은 기간 페퍼저축은행 기업자금대출 증가율도 전 분기의 5분의 1 수준인 3.4%에 그쳤다.

저축은행의 기업대출 감소세는 리스크 관리가 강화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A 저축은행의 경우 최근 심사역을 충원하고 감리파트를 감리팀으로 승격시키면서 기업대출 심사 조직을 확대 개편했다. B 저축은행 역시 기업대출 실사를 예전보다 늘리고 담보를 추가로 잡는 등 심사를 강화하고 있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대기업대출은 그대로 나가지만 중소기업의 경우 전반적으로 대출 세부 조건들이 조금 더 정교해지거나 조건이 타이트해지는 부분들이 있다”며 “이전에는 그냥 만기 연장이 됐던 것도 이제는 조금 더 보수적으로 보고 관리를 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실제로 OK저축은행의 경우 중기대출 증가 속도는 확연히 줄어든 반면 6월 말 대기업대출 취급액은 전 분기보다 43.2%나 늘었다. 올해 1분기 대기업대출 증가율이 21.8%였음을 고려하면 3개월 만에 증가세가 두 배나 뛴 셈이다.

더 깐깐해진 대출 심사에 금리 인상까지 겹치면서 중소기업들은 한계에 내몰리는 상황이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한무경 국민의힘 의원이 한국은행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3년 연속 영업이익이 이자 비용에 못 미쳤던 ‘한계기업’은 지난해 총 3572곳으로 코로나19 전인 2019년보다 2.9% 더 늘었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금융 안정 상황 보고서를 내고 올해 한계기업 비중이 더 늘고 부실 위험도 커질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은 바 있다. C 저축은행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저신용자부터 잘라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하위 차주를 잘라내는 방식으로 리스크 관리를 하게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실제로 최근 중기대출금리는 가계대출보다도 빠른 속도로 오르고 있다. 금융권이 신용도가 낮은 중소기업에 대출을 꺼리자 높은 금리를 주고서라도 돈을 빌리려는 기업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8월 말 은행 중기대출금리는 4.65%로 대표적인 가계대출인 주택담보대출금리(4.35%)를 추월했다. 중기대출금리는 지난해 10월부터 8개월 연속 주택담보대출금리보다 낮았지만 2분기 들어 다시 역전세를 보였다. 저축은행의 기업자금대출금리는 7월에 7.88%까지 치솟았다가 8월 들어 7.65%로 소폭 떨어졌지만 연초(6.75%)와 비교하면 1%포인트 가까이 상승했다.


조윤진 기자·김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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