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M&A '썰렁' 송무는 '활황'…로펌시장 찾아온 양극화

금리 인상 영향 M&A·IPO 급감

3분기 자문 규모 56조→40조원

형사 등 소송 부서는 쉴 틈 없어

검찰 합수단 출범에 신설조직 구성





글로벌 경기 한파에 로펌 시장도 양극화되고 있다. 인수합병(M&A)이나 기업공개(IPO) 등 자문 시장은 썰렁한 한편 조세나 형사 등 송무 변호사들은 쾌재를 부르고 있다.



16일 서울경제 취재에 따르면 올해 3분기 M&A 시장은 약 14조원으로 전년 동기 27조원에 대비 반토막 난 수준이다. 거래도 274건에서 143건으로 급감했다. 글로벌 금리 인상 기조에 따른 자금난에 기업들이 몸을 사리며 M&A에 나서지 않거나 위약금을 내고 계약을 파기하는 사례까지 증가한 탓이다. 최근 여의도 IFC나 메가스터디 교육 등이 대표적 사례로 올해 하반기에 무산된 M&A 거래만 7조4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IPO 역시 3분기 공모금액이 전년 동기 대비 10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컬리와 케이뱅크 등 대어(大魚)들조차 상장 심사를 통과하고도 공모 시기를 확정하지 못한 상황이다.

관련기사



시장이 급랭하면서 로펌 자문시장도 꽁꽁 얼어붙었다. M&A나 IPO시 로펌에 자문을 구하는 수요도 자연스럽게 줄어들고 있다. 올해 3분기 법률자문 거래 규모는 약 40조원으로 전년 동기 56조 5000억원 대비 24% 가량 감소했다. 업계 1위인 김앤장 법률사무소도 전년 동기 18조여원에서 크게 줄어든 14조여원의 저조한 성적표를 받았다. 모 대형 로펌 M&A 자문팀에서 일하는 한 변호사는 "외부에서는 로펌이 비교적 경기를 안 타는 줄 알지만 천차만별"이라며 "M&A 자체가 많이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서 자문 담당 변호사들은 경기 침체를 피부로 느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반면 로펌 내부에서도 소송 등 송무를 담당하는 부서는 쉴 틈 없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검찰이 조세포탈이나 재산 국외도피 등을 전담 조사하는 국가재정범죄 합동수사단을 출범하면서 로펌들도 덩달아 바빠진 것이 대표적이다.

합수단은 조세 포탈, 재산 국외도피 등 세입과 관련한 탈세범죄부터 각종 보조금, 지원금 부정수급 등 세출과 관련한 재정비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유형의 국가재정범죄를 수사한다. 이에 따라 김앤장과 율촌, 세종, 화우 등은 신설 조직을 꾸리고 일감 확보에 바쁜 상황이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최근 검찰 수사가 정치권 이슈에 집중되면서 기업 수사는 한동안 잠잠했었지만 합수단 출범으로 다시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최근 대형 로펌들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국세청 등에서 인력을 대거 충원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올해 공수처 소속 검사 5명이 로펌행을 택했다.


천민아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