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재테크

이혼 당할 판인데 '먹통' 악재까지…'카뱅' 팔아야 하나 [SML]






카카오뱅크의 주가가 돌연 급등하고 있습니다(10월 14일 기준). 전일 장마감 후 카카오게임즈의 자회사 라이온하트스튜디오가 상장 철회를 공시한 영향인데요. 카카오게임즈 뿐 아니라 카카오,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등 그룹주가 모두 함께 반등한 덕분이죠. 연일 52주 신저가를 다시 쓰던 주가가 반등하면서 지금이 기회라고 생각하는 분들 많을텐데요. 하지만 하루 가격이 움직였다고 해서 성급히 판단하는 건 좋지 않습니다. 특히 카카오뱅크는요. 많은 증권사가 카카오뱅크의 목표주가를 낮추고 있기 때문이죠. 일부 증권사의 목표주가는 현재 가격보다도 낮습니다. 신중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이번주 서울경제머니라이브(SML)는 카카오뱅크를 향한 최근 시장의 시선을 분석해봤습니다. 이런 가운데 주말 카카오 먹통 사태까지 터지면서 주가 향방에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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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연초 이후 주가 70% 하락한 카카오뱅크, 14일 ‘반짝 반등’

2. 후발주자도 따라잡은 혁신…"카카오뱅크 주가 애초에 너무 높았다" 의견에 힘 실려

3. 금리인상도 악재, 증권사 ‘매도’ 의견도 나와…추가 투자는 신중해야



지난해 8월 상장 직후 카카오뱅크는 KB금융을 누르고 시가총액 12위까지 오르며 흥행했습니다. 하지만 잠깐이었죠. 9만 원 대까지 치솟았던 주가는 공모가 3만9000원의 반절 수준인 1만6000원 수준으로 내려앉았습니다. 시가총액 상위권에 있는 대형주가 1년 사이 70% 수준의 폭락을 시현 한 것입니다. 투자자들은 갸우뚱합니다. 기존 시중은행과 다른 ‘혁신’을 가져다 줄 인터넷전문은행이었는데 아무리 하락해도 이 정도 수준은 해도 너무한 거 아닌가 하는 의문도 나옵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애초에 처음부터 가격이 잘못됐다는 의견도 조심스럽지만 많습니다. 지난해 8월 6일 상장일 마감가(6만9800원) 기준으로 시가총액은 33조1620억 원이었는데요. 이는 금융 대장주인 KB금융(21조7052억원)이나 신한지주(20조원), 하나금융(13조원)보다 월등히 높은 수준이었죠. 증권가는 “카카오뱅크는 플랫폼”이라며 목표주가를 7~8만 원대로 제시하며 당시의 주가를 정당화했습니다. 이름이 ‘뱅크’지만 일반적인 은행과는 다른 무언가가 있다는 얘기죠.


‘카카오뱅크=플랫폼’ vs ‘카카오뱅크=은행’…누구 말이 맞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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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범 당시 카카오뱅크는 당연히 기존 은행과 달랐습니다. 카카오뱅크가 플랫폼이라면 애플리케이션(앱)을 활용한 다양한 금융 연계 활동이 이뤄져야 합니다. 카카오뱅크의 대표 상품인 26주적금, 모임통장, 미니 등이 사례입니다. 지난 8월 카카오뱅크 측 발표에 따르면 7월 31일 기준 카카오뱅크의 고객 수는 1938만 명입니다. 월간 활성이용자 수는 1542만 명으로 은행 앱 중에서는 단연 1위죠. 26주적금 누적 신규 계좌수는 1000만 좌, 모임통장 이용자 수도 1000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콧대 높은 은행들의 진입장벽을 크게 낮추는 데 혁신 기업으로서 카카오뱅크의 공을 무시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혁신의 효과는 희미해지고 있습니다. 후발주자인 토스뱅크는 연2% 이자 지급의 파킹 통장, 체크카드 캐시백 등 다양한 신개념 상품을 내놓고 있으며, 기존 은행은 앱 사용 편의성을 크게 높였습니다. 카카오뱅크가 은행이 아닌 플랫폼이라면 다른 금융기업도 모두 플랫폼일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죠. 반대로 다른 금융 기업이 그저 은행이라면 카카오뱅크도 은행이라는 의견에도 힘이 실립니다.

금리인상기 발목 잡은 ‘카카오뱅크=플랫폼’


더 중요한 건 증권사들의 변심입니다. 사실 상장 직전 카카오뱅크의 주가가 2만4000원까지 떨어질 것이라 ‘예언’한 증권사도 있습니다. 카카오뱅크는 IPO 기자간담회에서 “카카오는 플랫폼이다”라고 주장했는데요, 해당 리포트는 “카카오는 은행이다”라는 도발적인 제목으로 이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죠. 다만 이 곳 뿐이었습니다. 상장 이후 나온 증권사 애널리스트 리포트는 모두 카카오뱅크가 플랫폼이라는 데 찬성했습니다. 목표주가를 공모가의 두 배로 제시하고 ‘위기를 기회로 활용하는 카카오’ ‘고성장주로서 희소성’ 등 자극적인 문구로 카카오뱅크의 성장을 자신했죠. 점포가 없는 ‘비대면 금융 앱’이기 때문에 비용은 대거 낮출 수 있고, 26주 적금과 같은 혁신적 상품을 계속 내놓을테니 앞으로 사람들은 카카오뱅크로 더 모여들 것이란 의견이었습니다. 하지만 토스뱅크 등 후발주자가 바짝 따라붙고, 다른 은행 앱이 사용자 편의를 높이면서 사람들이 모여드는 속도는 둔화 하기 시작했습니다.

여기에 시장은 시장대로 카카오뱅크의 편이 아니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본격적으로 금리인상이 시작된 거죠. 금리인상은 대출금리를 높이기 때문에 은행에게는 좋은 소식이어야 합니다. 하지만 카카오는 막 상장한, ‘플랫폼 기업’, ‘성장주’이기 때문에 달랐습니다. 상장 초기 카카오뱅크의 PER는 KB금융의 40배 이상 높았습니다. 시장이 카카오뱅크의 성장성에 몰표를 던진 셈입니다. 이런 성장주는 금리인상기에 주가가 하락합니다. 카카오뱅크는 다른 어떤 금융기업보다도 큰 폭의 하락세를 시현했습니다. 이에 따라 증권사들도 부정적 리포트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금리인상으로 대출이 줄어들 것이고, 이에 따라 카카오뱅크의 수익성도 낮아질 것이란 전망입니다. 어찌보면 당연한 일입니다. 카카오뱅크가 제아무리 혁신적인 상품을 대거 내놓아도 결국은 돈을 버는 근원은 ‘예대마진’이니까요. 카카오뱅크는 결국 은행의 역할을 하고 있었던 건 아닐까 싶습니다.

투자의견 ‘매도’도 나왔는데…지금이 저점 맞나?


최근 일부 증권사는 카카오뱅크의 목표주가를 현재 주가보다도 낮은 수준에서 제시하고 있습니다. 씨티증권은 투자의견을 ‘매도’로 바꿔버렸죠. 이런 상황에도 ‘지금이 저점’이라며 투자를 고민하는 분들이 분명 있을 겁니다. 물론 그렇게 생각할 수 있죠. 투자 판단의 책임은 당사자에게 있습니다. 하지만 이 한 가지는 조언할 수 있습니다. 금리인상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지금 시장에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4회 연속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를 한 번에 0.75%포인트 인상하는 것)을 밟을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사상 초유의 일이죠. 이 경우 미국 기준금리는 4% 대가 되는데요. 우리 증시의 하방 압력은 더욱 커질 것입니다. 최근 목표주가를 1만6200원으로 하향 조정한 DB금융투자의 문구를 인용해 보겠습니다.

“(우리는) 연간 4조원 내외의 성장세 유지 가정 하에 카카오뱅크에 대한 목표주가를 제시했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 침체로 전세대출 증가세가 둔화하고 금리 상승으로 신용대출이 역성장하면서 카카오뱅크의 대출 증가세가 급격히 둔화 했다…(중략)…목표주가는 대출 성장세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서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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