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정치 보복” 궤변으로 사법 리스크 덮을 수 없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생과 경제를 챙기는 데 총력을 다해도 부족할 시점에 국가 역량이 야당 탄압과 정치 보복에 소진되고 있다”고 윤석열 정부를 거세게 공격했다. “절대 권력은 절대 망한다”는 험한 말까지 쏟아냈다. 문재인 정권과 이 대표 자신의 여러 갈래 ‘사법 리스크’에 대한 검찰 수사와 감사원 감사 등을 막기 위해 ‘정치 보복’ 프레임을 동원한 것으로 보인다.



감사원에 따르면 국방부 등은 2020년 9월 22일 북한군에 발견된 서해 공무원 고(故) 이대준 씨의 팔에 붕대가 감겨 있었고 구명조끼에는 한자(漢字)가 쓰여 있었음을 인지했다. 사실이라면 이 씨가 북한군에게 발견돼 피살되기 전 중국 등 외부 선박과 접촉한 정황이 존재함에도 당시 관계 당국이 묵살했다는 것으로 반인륜적 국기 문란이다. 문재인 정부 관계자들은 무슨 이유로 이 같은 사실을 덮고 내부 첩보 자료 106건을 삭제하면서 멀쩡한 우리 국민을 자진 월북자로 둔갑시켰는지가 반드시 규명돼야 한다. 문재인 정부의 ‘북한 어민 북송 사건’과 탈원전 정책 강행 과정에서 파생된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비리 의혹 등도 낱낱이 밝혀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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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야말로 거대 야당의 역량을 자신을 둘러싼 의혹들을 덮는 데 소진해서는 안 된다. 18일 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 재판이 시작되기에 앞서 “야당 탄압”을 외치면 오해를 받을 수밖에 없다. 이 대표가 변호사 시절부터 고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을 알고 있었음에도 대선 후보 시절 “시장 재직 때는 알지 못했다”고 거짓말을 했다는 검찰의 판단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면 재판정에서 다투면 된다. 또 이 대표가 민생과 경제 운운하려면 국정 발목 잡기를 멈추고 반도체지원법 등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한 입법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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