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추석 연휴 마지막 날 부산의 한 빌라에서 숨진 채 발견된 40대 여성과 10대 딸의 사건에서 타살 정황을 포착해 수사를 이어오던 경찰이 용의자를 특정해 입건했다.
18일 부산경찰청과 부산진경찰서는 모녀 살인사건의 유력 용의자로 A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하고 살인 혐의로 입건했다. A씨는 사건 발생 엿새째인 지난달 18일부터 불구속 상태로 경찰 조사를 받아왔다.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된 A씨는 숨진 모녀의 지인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혐의 입증을 위한 추가적인 증거 확보 등에 집중하고 있다. 현재까지 A씨는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사건은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이었던 지난달 12일 낮 12시 50분께 부산시 진구 양정동의 한 빌라에서 모녀가 숨진 채 발견되면서 불거졌다.
10대 딸은 자신의 방에서 숨져 있었고 그의 어머니인 40대 여성 B씨는 거실에서 피를 흘린 채 사망한 상태로 발견됐다. 당시 B씨의 아들이 이 현장을 목격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 수사 초기 외부 침입의 흔적이 없는 점과 이들 가족이 평소에 생활고를 겪어왔던 점 등으로 인해 극단적 선택 가능성이 대두됐다. 그러나 수사가 진척되면서 타살 의심 정황이 잇달아 나타나며 반전을 맞게 됐다.
우선, B씨의 몸에서 흉기에 찔린 흔적이 발견됐고 딸의 얼굴에는 타박상 흔적이 발견됐다. 목에는 타인의 악력으로 강하게 압박한 상처 흔적이 남아 있었다. 게다가 딸의 방에서는 원인 미상의 화재도 발생했었다.
특히 현장에서 B씨가 착용한 귀금속이 사라진 사실과 딸의 휴대전화가 빌라 건물 밖에서 발견된 점이 결정적이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 숨진 모녀와 생존한 아들에게서 수면 유도 성분이 검출되면서 경찰은 타살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진행했다.
경찰 관계자는 “그동안에는 여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A씨 외에도 용의선상에 있는 인물들의 알리바이를 확인해왔다”라며 “제삼자에 대한 배척 수사는 계속 진행하고 있지만, 현재는 A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집중적으로 추궁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다만 범죄 입증을 위해 A씨와 치열한 증거싸움을 벌이고 있는 만큼 피의자에 관한 신상정보는 일절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