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넷플릭스가 3분기 시장의 기대치를 뛰어넘는 호실적을 발표했다.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배경에는 ‘K콘텐츠의 힘'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8일(현지시간) 넷플릭스는 장후 실적발표를 통해 3분기 실적을 공시했다. 3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6% 증가한 79억 3000만 달러를 기록하며 시장의 예상치였던 78억 3700만 달러를 뛰어넘었다. 주당순이익(EPS)은 월가의 전망치였던 2.13달러를 45% 웃돈 3.10달러를 기록했다. 구독자 수도 시장의 컨센서스를 웃돌았다. 109만 명으로 예상되던 신규 유료 회원은 241만 명을 기록하며 예상치를 두 배 이상 상회했다. 총 구독자 수는 2억 2309만 명에 달한다.
호실적에 넷플릭스는 향후 실적 가이던스도 긍정적으로 발표했다. 4분기 매출은 78억 달러로 예측했으며 구독자 수는 450만 명이 늘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중 1.73% 하락했던 주가는 장후 실적이 발표되자 시간외 거래에서 14.3% 상승하며 275.5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3분기 호실적에는 K콘텐츠가 큰 기여를 했다. 넷플릭스는 실적과 함께 발표한 주주서한을 통해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역대 가장 많은 시청을 기록한 콘텐츠에 포함됐다”고 밝혔다. 또 “우영우는 비영어 시리즈 부문에서 28개국 1위에 올랐고, 4억 200만 시간의 시청 시간을 기록해 4주 간 역대 6번째로 많이 시청한 비영어 시리즈가 되었다”고 밝혔다.
3분기 공개된 오리지널 시리즈 ‘수리남’도 조명했다. 넷플릭스는 “수리남은 이번 분기 또 하나의 위대한 K콘텐츠의 승리”라며 “1억 2800만 시간의 시청 시간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영화 ‘카터’도 성공했다고 밝혔다. 넷플릭스는 “카터는 6500만 시간의 시청 시간을 기록해, 이번 분기 가장 크게 성공한 비영어권 영화 두 개 중 하나”라며 “역대 9번째로 성공한 비영어권 넷플릭스 영화”라고 설명했다.
‘오징어 게임' 역시 주주서한에 빠지지 않았다. 넷플릭스는 “'오징어 게임'이 에미상에서 감독상·남우주연상 등을 포함해 6개 부문을 수상한 최초의 외국어 시리즈가 됐다”고 전했다. 또 “'오겜'은 몰아보기를 통해 세계적으로 성공할 수 있었다”고 자평했다.
3분기 증가한 241만 명의 구독자 중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구독자가 140만 명에 달한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전통적으로 K콘텐츠가 강세를 발휘하는 지역이다. 아시아-태평양 지역 매출은 전년 대비 19% 증가했다. 미주 구독자는 10만 명·중남미는 31만 명 증가에 그쳤다.
성공이라 할 만한 K콘텐츠가 없던 1·2분기 넷플릭스가 구독자 감소와 실적 쇼크를 겪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K콘텐츠의 중요성을 다시금 알 수 있다.
K콘텐츠의 인기는 3분기 들어 더욱 늘어나는 중이다. 10월 10~16일 넷플릭스가 발표한 비영어 시리즈 톱10에서도 K콘텐츠가 다섯 작품이나 이름을 올렸다. ‘작은 아씨들’이 3위, ‘우영우’가 5위를 차지했고 ‘환혼'·'글리치'·'신사와 아가씨'가 7~9위를 차지했다.
K콘텐츠는 인기 뿐 아니라 제작의 가성비 측면에서도 탁월하다. 영국 왕실을 다룬 ‘더 크라운’의 제작비가 회당 1300만 달러 수준으로 알려진 데 반해, ‘오징어 게임’의 경우 회당 240만 달러, 총 2100만 달러 수준의 제작비가 투자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넷플릭스는 앞으로도 가성비와 인기에 탁월한 K콘텐츠 투자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2016년 한국 진출 이래 2021년까지 총 1조 원 가량을 투자했던 넷플릭스는 향후 이보다 더 큰 규모의 금액을 한국에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작품 뿐 아니라 제작 시설·기술 등 인프라에도 올해 5월 1억 달러를 투자한다고 밝혔다.
작품 라인업도 강화된다. ‘더 패뷸러스’ ‘썸바디’ ‘더 글로리’ 등의 시리즈가 연내 공개를 앞두고 있다. ‘D.P.’ ‘오징어 게임’ ‘스위트홈’ ‘지금 우리 학교는’ ‘소년심판’ ‘지옥’ 등 인기 시리즈들도 차기 시즌이 제작된다.시리즈·영화 뿐 아니라 예능 라인업도 확대될 예정이다. 14일 ‘테이크원’이 공개됐고, ‘피지컬: 100’ ‘코리아 넘버원’ 등이 공개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