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닥치는대로 파괴하는 안티히어로…화끈하지만 산만한 전개 아쉬워

[리뷰-영화 '블랙 아담']

드웨인 존슨 첫 슈퍼히어로물

인터갱·히어로 팀과 맞서며 폭주

중후반까지 진짜 빌런 누군지 모호





DC코믹스에 등장하는 히어로와 빌런을 통틀어 최상급의 능력치를 갖고 있는 캐릭터 ‘블랙 아담’이 DC 확장 유니버스의 영화로 찾아왔다. 할리우드 당대 최고의 액션스타인 드웨인 존슨은 자신만의 정의와 뜻에 어긋나면 선악을 가리지 않고 눈앞에 보이는 모든 것을 부숴버리는 안티히어로 캐릭터를 맞춤옷처럼 소화한다. 도시 전체를 무대로 선보이는 호쾌한 액션은 끝까지 긴장감을 놓을 수 없게 잘 짜였지만, 너무 많은 이야기를 담으려다 보니 빌런과의 대립 과정을 비롯한 산만한 이야기의 흐름은 아쉽다.

영화는 5000년 전 고대 국가 칸다크에서 노예로 고통 받다가 여섯 신의 축복으로 신의 능력을 갖게 되면서 영웅이 된 블랙 아담(드웨인 존슨)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하지만 그 힘을 자신의 아내와 아들을 죽인 폭군인 칸다크의 왕을 향한 복수에 이용하는 바람에 영원의 바위 아래 봉인돼 있었고, 우연한 일로 약 5000년 만에 깨어나게 된다. 전설 속의 영웅이 깨어난 현대의 칸다크는 무력 군사조직 인터갱이 장악하고 있었고, 고통 받는 시민들은 블랙 아담을 영웅으로 추앙한다. 하지만 그는 선악을 가리지 않고 싸우면서 닥치는 대로 죽이기 때문에, 그의 폭주에 제동을 걸기 위한 슈퍼히어로 팀 ‘저스티스 소사이어티’도 등장한다. 호크맨(알디스 호지), 닥터 페이트(피어스 브로스넌), 아톰 스매셔(노아 센티네오), 사이클론(퀸테사 스윈들) 등 히어로들은 블랙 아담과 싸우면서도 칸다크 시민들의 일상을 위협하는 인터갱을 비롯한 더 거대한 빌런에 함께 맞서기 위해 힘을 합한다.




드웨인 존슨의 첫 슈퍼히어로물로, 10여년 전 처음 기획 때부터 주인공으로 낙점된 이래 제작이 지지부진한 와중에도 기다리며 캐릭터에 대한 애정을 드러낸 바 있다. 그 기다림이 틀리지 않았다는 듯, 그는 등장하는 장면부터 각종 첨단 무기도 아무렇지 않게 맨 몸으로 부숴버리며 강력한 존재감을 과시한다. 문이 있는데도 벽을 부수면서 이동하는 모습은 그의 캐릭터를 상징하는 행동이다. 그를 제어하려는 저스티스 소사이어티 멤버들도 쉽게 제압하고, 공중부양은 물론 자유자재로 움직이며 파괴적인 액션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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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순을 바라보는 ‘영원한 제임스 본드’ 피어스 브로스넌의 생애 첫 히어로 연기도 눈길을 끈다. 그는 사물을 접촉하면 과거와 미래까지 모든 시간을 볼 수 있으며, 전능에 가까운 힘을 쓰는 마법사 닥터 페이트 역할로 영화 속에서 연기적으로 중심을 잡는다.

다만 너무 많은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탓인지 액션의 존재감에 비해 이야기는 산만한 감이 있다. 특히 작품 속 진짜 빌런이 누구인지 중후반까지 모호하게 그려지다 보니 슈퍼히어로물에서 중요한 빌런의 존재감이 흐려지는 결과가 나타난다. 12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124분.



박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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