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배터리 중 하나인 리튬금속전지를 충·방전시킬 때 충·방전 용량을 작게해서 사이클을 돌리면 쿨룽효율(배터리의 미래 성능을 예측하는 핵심지표)이 더 높을 것이라는 일반적 예상과 달리 실제로는 그 반대였습니다.”
유승호 고려대 화공생명공학과 교수는 19일 서울경제와의 통화에서 “리튬금속전지나 전고체 배터리나 리튬 금속을 음극으로 써 훨씬 더 에너지밀도가 높아지는데 아직은 메커니즘에 대한 이해가 많이 부족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유 교수에 따르면 리튬금속전지에서 충·방전 용량이 늘어날수록 절대적으로 더 많은 양의 리튬 수지상(나뭇가지처럼 뾰족한 모양의 덴드라이트)이 성장하고 탈리 과정에서도 전기화학적으로 반응할 수 없는 리튬이 더 많이 생성된다. 이는 전지의 쿨롱 효율을 떨어뜨리고 저항과 과전압의 증가를 유도한다. 따라서 충·방전 용량을 작게 유지할 때 더 높은 쿨룽효율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연구팀은 높은 충·방전 용량으로 전착·탈리 사이클을 진행할 때 오히려 높은 쿨롱 효율과 낮은 과전압이 나오는 경향성을 발견했다. 이는 유 교수의 지도로 현재환 석박사통합과정, 이민정 석사과정, 정혜진 석사가 밝혀낸 내용이다. 유 교수는 “리튬금속전지의 실용화를 한 걸음 앞당기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리튬금속전지는 현재 흑연을 음극(372mAh/g)으로 쓰는 리튬이온전지와 달리 전고체 배터리처럼 리튬 금속을 활용해 10배 이상의 용량을 발현할 수 있다. 하지만 리튬의 불균일한 전착으로 인해 수지상이 형성되면서 안전성이 저하되는 문제가 있다. 실제 산학연에서는 리튬 금속과 전해질 사이의 부반응으로 인한 높은 과전압과 낮은 쿨롱 효율 등으로 리튬금속전지의 상용화에 애로를 겪고 있다.
유 교수는 “충·방전 용량을 달리했을 때 과전압 차이가 가장 많이 나는 반응 과정은 ‘피트(pit·평평한 리튬 금속에서 리튬을 탈리시킬 때 형성되는 구덩이)’와 연관이 있었다”며 “충·방전 용량이 클 때 더 큰 피트가 생기게 되고 이로 인해 같은 전류에 대해 작용 표면적이 넓어지면서 전류밀도가 감소하고, 결과적으로 낮은 과전압과 높은 쿨롱 효율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