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박원순 여비서 '사랑해요' 문자…"피해자 공격 위해 왜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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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성추행 피해자인 비서 A씨가 주고받은 텔레그램 메시지가 공개돼 파문이 인 가운데, A씨의 변호를 맡은 김재련 변호사가 “흉흉한 댓글에도 불구하고 사실은 사실의 자리에 있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여성단체들은 “피해자 공격을 위해 왜곡, 짜깁기 유포하고 있는 상황이 참담하다”며 공식 입장문을 발표했다.



김 변호사는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흉흉한 댓글에도 불구하고 사실은 사실의 자리에 있을 것이고, 나는 내게 주어진 소임을 다할 뿐”이라는 짤막한 글을 남겼다. 해당 논란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피했으나, 박 전 시장의 성비위 의혹에 대한 입장엔 변함이 없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앞서 박 전 시장 유족 측 법률 대리를 맡았던 정철승 변호사는 지난 17일 페이스북에 포렌식으로 복구된 박 전 시장과 A씨의 텔레그램 대화 내용 일부를 공개했다.

공개된 메시지를 보면 A씨는 박 전 시장에게 “사랑해요”, “꿈에서 만나요”, “꿈에서는 돼요. 꿈에서는 마음대로 ㅋㅋㅋ”, “고고”, “굿밤”, “꺄 시장님 ㅎㅎㅎ 잘 지내세용” 등의 문자를 연달아 보냈다.

또한 박 전 시장이 “그러나 저러나ㅜ 빨리 시집가야지 ㅋㅋ 내가 아빠 같다”고 말하자 A씨가 “ㅎㅎㅎ 맞아요 우리 아빠”라고 답한 대화 내용도 있었다.

이와 관련해 정 변호사는 “상사에게 선을 넘는 접근을 하는 이성 직원은 아무리 충실해도 거리를 두어야 한다”며 “박 전 시장은 시민단체 활동만 오래 했기 때문에, 이 사건 전까지 상사에게 선 넘는 접근을 하는 이성 부하직원을 겪어보지 못했을 것이다. 박 전 시장의 치명적인 실수였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논란의 텔레그램 대화 내용은 피해자가 인권위에 제출한 포렌식 자료로, 재판에서 박 전 시장 유족에도 제공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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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철승 변호사 페이스북정철승 변호사 페이스북


텔레그램 메시지 공개 후 ‘2차 가해’ 등 논란이 일자 정 변호사는 다음날 페이스북에 재차 글을 올렸다. 그는 “(텔레그램) 대화 내용은 김 변호사가 박 시장이 보냈던 음란문자라면서 기자회견 등을 통해 먼저 공개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다른 게시물에서는 “만약 내가 그 자료를 편집했다면 고소인이 원래부터 갖고 있는 자료이니 편집되지 않은 전체 내용을 공개하면 될 일”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어제 공개된 대화내용은 고소인 측이 2020년 7월 기자회견 등을 통해 대화 내용의 앞뒤 맥락을 생략한 채 박 전 시장이 고소인에게 ‘꿈에서는 마음대로ㅋㅋㅋ’라는 음란메시지를 보냈다고 발표했던 바로 그 주장의 증거자료다”며 “나는 그 내용의 전후 맥락을 알 수 있는 대화내용 전문을 공개한 것뿐”이라고 했다.

한편 서울시장 위력성폭력사건 피해자 지원단체 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여성의전화는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여비서 A씨가 주고받은 문자 논란에 대해 적극 반박했다.

이들 여성단체는 20일 공식 보도자료를 내고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의 결정을 뒤집을 수 있는 새로운 증거가 아니다"라며 " 현재 변호사 정철승이 유포하고 있는 텔레그램 메시지는 2020년 7월 8일 고소시 피해자가 직접 본인의 핸드폰을 포렌식 하여 제출한 것이다. 이 포렌식 결과는 성희롱 결정을 한 인권위의 판단 과정에서도 이미 검토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성폭력 판단에서 상황과 맥락이 삭제되어서는 안 된다. 가해자의 행위를 멈추기 위해서, 더 심한 성폭력을 막기 위해서 가해자의 비위를 맞추거나, 가해자를 달래는 행위는 절대적 위계가 작동하는 위력 성폭력 피해의 맥락에서 일어나는 일"이라면서 "피해자가 처한 상황과 맥락을 삭제한 채 성폭력인지 여부를 판단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앞서 박 전 시장 유족은 인권위가 지난해 1월 ‘박 전 시장이 피해자에게 행한 성적 언동은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결론내자 이 결정을 취소해 달라며 지난해 4월 서울행정법원에 소송을 냈다.

지난해 9월 7일부터 심리에 들어간 서울행정법원 행정8부(이정희 부장판사)는 1년 1개월 동안의 재판 일정을 마무리, 당초 이날 선고할 예정이었으나 다음 달 15로일 4주 연기했다.


정미경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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