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이 연쇄적으로 터질 수 있다는 경고음이 나오는 가운데 건설·증권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빠르게 식고 있다. 대출 부실이 현실화될 경우 건설사와 증권사들이 심각한 자금난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다올투자증권(030210)은 전날보다 320원(9.10%) 내린 3195원에 거래를 마쳤다. 키움증권(039490)(-8.26%), 유진투자증권(001200)(-7.27%), 한국금융지주(071050)(-6.36%), DB금융투자(016610)(-5.55%), 유안타증권(003470)(-4.88%), 메리츠증권(008560)(-3.56%), 대신증권(-2.8%) 등 증권주들이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부동산 PF 우려와 직접 맞닿아 있는 건설주 역시 무너졌다. 태영건설(009410)(-6.67%), 동부건설(005960)(-4.65%), 동원개발(013120)(-2.79%), 서희건설(035890)(-2.23%), KCC건설(021320)(-2.04%) 등 중소형 건설사 위주로 크게 하락했다. HDC현대산업개발(294870)(-0.95%), GS건설(006360)(-0.65%) 등 대형 건설사 역시 약세 마감했다.
강원도의 레고랜드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부도 사태가 촉매가 됐다. 대출 부실로 돈줄이 빠르게 말라붙을 수 있다는 우려감에 자산시장 전반의 투자 심리가 급격히 위축됐다. 특히 PF 대출 부실의 직격타를 입을 건설·증권주의 투심은 아예 얼어붙었다. 대형 건설기업들이 잇따라 대규모 유상증자에 나서고 있는 것도 자금 경색에 대한 우려를 부추기고 있다. 실제로 18일 롯데건설은 2000억 원 규모의 주주배정 방식의 유상증자를 실시한다고 공시했다. 이번 유상증자는 안정적인 재무 구조를 위한 선제적인 대응 차원에서 이뤄졌다는 것이 롯데건설 측의 설명이지만 시장에서는 대형 건설사마저 자금난에 직면했다는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강경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분양 경기 악화 시기에는 시공사 연대보증 조건인 브리지론 ABCP(유동화증권)의 차환이 어려워질 수 있는데다 본 PF로 넘어가지 못한 미착공 PF를 인수할 수도 있기에 건설사가 유상증자를 통해 선제적으로 유동성을 확보하려는 경향이 있다”며 “실제로 일부 건설사에서 기존 주주 대상 증자 계획을 공시하자 투자자들 사이에 막연했던 경기 침체 우려가 뚜렷해졌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