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천재소녀와 괴짜스승 '창의성 전도사'로 재회

윤송이 NC문화재단 이사장·이광형 카이스트 총장

인기 드라마 '카이스트' 실존 모델

NC문화재단 10주년 행사서 만나

윤 이사장, 청소년의 창의성 강조

"더 이상 소수 천재들 산물 아니다"

이 총장도 "창의성은 노력의 산물"


“2016년부터 코로나19 전까지 매년 초에 3주 동안 매사추세츠공대(MIT) 학부생들이 한국을 방문해 소년의 집 아이들을 가르치는 프로그램을 진행했었습니다. 본인 꿈에 대해 아이들이 손짓·발짓을 해가면서 대화하고 ‘나중에 꼭 MIT에 진학해 (학부생) 형을 만나겠다’는 말을 하는 것을 보며 감동이 컸습니다. MIT 학부생들도 변화하는 아이들의 모습에 보람을 느꼈던 건지, 이탈리아·프랑스 등 타 지역을 제치고 소년의 집을 방문하는 프로그램이 MIT 학부생들 사이에서 인기 1위를 차지하기도 했습니다.”

20일 윤송이 엔씨소프트(NC) 사장이 NC문화재단 창립 10주년 기념 콘퍼런스 중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제공=엔씨소프트20일 윤송이 엔씨소프트(NC) 사장이 NC문화재단 창립 10주년 기념 콘퍼런스 중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제공=엔씨소프트




20일 윤송이(47) 엔씨소프트(036570)(NC) 사장 겸 NC문화재단 이사장은 대학로에서 열린 재단 창립 10주년 행사 ‘넥스트 크리에이티비티 콘퍼런스 2022(NCC2022)’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재단 사업에 대해 이같이 답변했다. NC문화재단은 NC가 2012년 회사 창립 15주년을 기념해 만든 사회 공헌 재단이다. 동화 출판 사업, 장애인 의사소통 보조 애플리케이션 배포 등 청소년과 사회적 약자를 위한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현재 미국에 거주하며 NC의 북미 법인 ‘엔씨웨스트’ 대표직을 수행 중인 윤 사장은 약 1년 3개월 만에 국내 공식 석상에 얼굴을 비쳤다.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NC문화재단에서 열린 창립 10주년 기념 콘퍼런스에서 이광형 KAIST 총장이 축사하고 있다. 연합뉴스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NC문화재단에서 열린 창립 10주년 기념 콘퍼런스에서 이광형 KAIST 총장이 축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윤 사장이 환영사를 끝내자마자 이광형(68) 한국과학기술원(KAIST) 총장이 축사 바통을 넘겨받으며 시선을 끌었다. KAIST에서 사제지간이었던 두 사람은 1999년 방영된 SBS 드라마 ‘카이스트’에 등장한 ‘천재 소녀’ 이혜성(배우 이나영)과 ‘괴짜 교수’ 박기훈(〃 안정훈) 역의 실존 모델로도 유명하다. 이 총장은 축사에서 “사고로 인한 외부 자극은 뇌세포 간 연결을 활성화한다. 노력하면 얼마든지 창의성을 키울 수 있는 이유”라면서 “실제 나도 이 같은 믿음을 갖고 15년 전부터 TV를 거꾸로 보고 있다. 지금은 거꾸로 된 자막도 아무런 불편함 없이 읽을 수 있게 됐다”며 괴짜 교수로서의 면모를 드러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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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교롭게도 이 총장은 윤 사장이 직전 마지막으로 참석한 국내 공식 석상인 ‘게임과 예술: 환상의 전조’ 전시회에도 나란히 참석했다. KAIST 문화기술대학원, NC, 대전시립미술관의 협력전이었던 이 전시회는 과학과 예술을 접목한 창의적인 작품들을 소개했다. 30년 전 드라마 주인공으로 화제를 모았던 스승과 제자가 2년 연속 나란히 ‘창의성 전도사’로 나서는 훈훈한 광경을 연출한 셈이다.

한편 윤 사장은 이날 행사의 주제에 맞춰 재단에서 2020년 론칭한 청소년 대상 창작 공간인 ‘프로젝토리(프로젝트+래버러토리)’를 소개했다. 초등학교 4학년~고등학교 3학년 청소년은 누구든 프로젝토리 공간에서 본인의 관심 분야를 탐구하기 위한 프로젝트를 직접 기획하고 실험할 수 있다.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하기 위해 지도교사도, 시간표도 없으며 나이와 상관없이 서로를 닉네임으로 부르며 수평어로 소통한다. 현재 매월 200명의 학생들이 참여 중이다.

윤 사장은 “코로나19 이후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미래 세대 다양한 문제를 해결해야 할 청소년들에게 ‘창의성’이 더욱 중요해졌다”며 “소수 천재들의 산물로 인식되던 창의성을 아이들이 일상 속에서도 마음껏 발현할 수 있도록 이 같은 공간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정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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