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책꽂이] '입양아·아시아계·여성' 유리천장을 깨다

■이기거나 혹은 즐기거나

플뢰르 펠르랭 지음, 김영사 펴냄





네이버는 한국 뿐 아니라 유럽 등 다양한 국가의 스타트업에도 투자 중이다. 상반기 네이버가 프랑스에 설립한 스타트업 허브에서 유니콘 기업이 배출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네이버와 라인이 각각 1억 유로를 투자해 결성한 펀드를 운영하는 곳은 유럽의 벤처캐피탈인 ‘코렐리아 캐피탈’이다. 코렐리아 캐피탈은 이 펀드를 통해 6개 스타트업을 유니콘으로 키워 냈고, 엑시트를 앞두고 있다. 앞으로도 스타트업 펀드를 통해 한국·유럽 스타트업들의 글로벌화를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코렐리아 캐피탈을 이끄는 플뢰르 펠르랭 사장은 생후 6개월에 프랑스로 입양된 한국계다. 그는 단순한 금융업계 종사자가 아니다. 국립행정학교를 졸업한 엘리트인 펠르랭은 2012년 올랑드 정부의 중소기업·혁신·디지털경제 특임장관이 됐다. 아시아계 최초로 프랑스 장관에 임명되며 역사를 새로 썼다.



특임장관 시절 스타트업 육성 정책 ‘라 프렌치 테크’를 출범시켰고, 2014~2016년에는 통상·관광·재외교민 담당 국무장관과 문화·커뮤니케이션부 장관을 역임했다. 올해는 레지옹 도뇌르 기사장을 수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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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신간 ‘이기거나 혹은 즐기거나’를 통해 자신이 겪어온 인생 여정을 담담히 털어놓는다. “내 이야기는 복잡하게 얽혀 있다”고 말하며 동시에 “한데 바로 그런 이유로 나는 내 사연이 한국의 젊은 여성 뿐 아니라 운명을 극복하려는 모든 사람에게 나름의 도움이 될 수도 있겠다는 걸 깨달았다”라고 말한다.

2013년 한국에 첫 방문해 기자들에게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질문을 받았던 저자는 그 당시 말하지 못했던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과 삶의 여정을 진솔하게 이야기한다.

펠르랭은 “운명을 탓하지 않는다”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중요한 것은 선택”이라고 강조한다. 입양아·아시아계·여성이라는 타고난 운명에 안주하지 않고 자신의 세계를 확장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다.

펠르랭이 정치에 입문하며 처음 받았던 제의는 ‘다양성’ 관련 업무였다. 정체성이 중요한 문제이기는 하지만, 자신이 쌓아 온 커리어가 더 중요하다고 판단한 저자는 제의를 거절하고 디지털 분야에서 일하고 싶다고 제안하며 운명의 틀을 스스로 깨 나갔다.

한국에 자주 방문하는 저자는 얼마 전 내한해 다양한 강연·포럼 등 행사에 참가하고 있다. 25·26일 코엑스에서 열리는 한국콘텐츠진흥원 스타트업콘에서도 기조강연을 할 예정이다. 이미경 CJ 부회장과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가 추천한 책이다. 1만 4800원.


한순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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