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불경기에 28조 들인 피그마 인수…어도비가 '비싸지 않다'는 이유 [정혜진의 Whynot 실리콘밸리]

스콧 벨스키 어도비 최고제품책임자 인터뷰

"어도비의 창작물 협업 이어주는 연결고리될 것"

이전 인수 때도 커뮤니티 강화하는 효과

19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어도비 맥스 2022’에 스콧 벨스키 어도비 최고제품책임자(CPO)가 글로벌 미디어를 대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실리콘밸리=정혜진 특파원19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어도비 맥스 2022’에 스콧 벨스키 어도비 최고제품책임자(CPO)가 글로벌 미디어를 대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실리콘밸리=정혜진 특파원





어도비가 지난 달 디자인 협업 툴 피그마를 200억 달러(약 29조원)에 인수하겠다고 발표하면서 화제의 중심에 섰습니다. 전세계적으로 경기 침체 신호가 나타나는 가운데 올해 4억 달러(약 5700억원)의 매출을 전망하는 피그마를 ‘고가’에 인수했다는 지적이 잇따랐습니다. 고가 인수 논란에 어도비 주가가 크게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피그마 인수를 발표한 뒤 한달 만인 이달 18~20일(현지 시간) 어도비가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마이크로소프트씨어터에서 연례 행사인 ‘어도비 맥스 2022’를 열었습니다. 기조연설에 딜런 필드 피그마 공동창업자가 나타나면서 피그마 인수 건이 다시 화제를 모았습니다. ‘과연 어도비 인수는 가성비 있는 인수일까’ ‘피그마와 어도비 사이에 어떤 시너지가 가능할까’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들이 이어졌는데요.

19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어도비 맥스 2022’에 스콧 벨스키 어도비 최고제품책임자(CPO)가 피그마 인수의 비전을 밝히고 있다. /실리콘밸리=정혜진 특파원19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어도비 맥스 2022’에 스콧 벨스키 어도비 최고제품책임자(CPO)가 피그마 인수의 비전을 밝히고 있다. /실리콘밸리=정혜진 특파원




19일 어도비의 전 제품군을 이끄는 스콧 벨스키 어도비 최고제품책임자(CPO)는 글로벌 미디어들과 진행한 인터뷰를 통해 “피그마 인수는 성공적인 인수라고 장담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벨스키 어도비 CPO는 피그마의 역할을 ‘협업 과정에서 어도비의 창작물을 연결하는 연결 고리’로 정의했습니다. 그는 “마케팅 예산의 절반이 소셜미디어에 쓰일 정도로 많은 이미지, 비디오들이 소셜미디어 콘텐츠를 생산하는데 쓰인다”며 “디자인을 만들고 이를 영상, 3D 등 여러 매체로 재창조하고 다시 여러 팀의 피드백을 받아 이를 수정하기까지 작업 흐름을 연결하고 최적화하는 역할을 피그마가 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점차 창작 작업이 개인의 창작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디자인팀, 제품설계팀, 소셜미디어팀, 홍보팀 등 다양한 분야 인력의 협업으로 이뤄지는 일이 많은 만큼 전체의 협업 과정을 연결하는 툴이 중요한데 피그마가 이를 잘 해내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이미지나 영상 등의 디자인 에셋이 상호교류를 통해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상황에서 피그마가 이러한 흐름을 잘 만들어내고 있다는 것인데요. 이는 어도비가 앞으로 주도하고자 하는 '협력적 창의성(Collaborative Creativity)과도 연관이 깊습니다. 벨스키는 “피그마는 아주 광범위하게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어도비가 앞으로 해줄 수 있는 일은 ‘우리가 어떻게 하면 피그마를 더 많은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게 접점을 만들어줄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일”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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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정혜진 특파원/실리콘밸리=정혜진 특파원


어도비는 피그마 인수를 통해 창작 뿐만 아니라 이를 협업·공유하는 일련의 과정을 통합하겠다는 계획입니다. 그러면서 어도비의 주 이용자 층인 창작자 커뮤니티가 원하는 데에 초점을 뒀다고 강조했는데요. 그러면서 벨스키 CPO는 “딜런 필드 피그마 공동창업자에게 물으니 피그마 이용자들이 가장 원하는 것은 어도비의 르네상스 폰트라고 했다"며 “어도비는 피그마와 깊은 통합을 통해 시너지를 키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어도비가 기존에 강점이 있는 영상과 3D 측면에서의 통합도 진행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날 필드 피그마 공동창업자는 테크크런치와의 인터뷰에서 "'창의성은 새로운 생산성이다'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는데 피그마에는 당장 그렇게 할 자원이 없었다"며 "더 많은 생산성 영역에 들어가려면 많은 시간이 걸리고 이를 단축하려면어도비가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사실 벨스키 CPO도 자신이 창업한 회사가 어도비에 인수된 이력이 있습니다. 2006년 창작물 플랫폼 ‘비핸스(Behance)’를 창업한 뒤 2012년 어도비가 이를 인수하면서 합류하게 됐습니다. 그는 비핸스 때의 경험을 언급하며 “어도비의 인수로 비핸스 이용자가 당시 100만명 수준에서 3100만명까지 꾸준히 확대됐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또 어도비가 2019년 3D 창작툴 ‘서브스턴스’를 만드는 알레고리드믹을 인수한 것을 언급하며 “인수를 통해 어도비 커뮤니티에 큰 시너지를 줬고 더 좋은 제품을 만들어 낼 수 있었다”고 강조했습니다.


실리콘밸리=정혜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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