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서울 도심 대규모 보수·진보 집회…몸싸움, 욕설 등 충돌도

'자유통일당'·'촛불전환행동', 서울 도심서 맞불 집회

집회 장소 인근서 시민 참여 행사도 열려 극심한 혼잡

22일 오후 서울 시청역 일대가 대규모 집회로 일부 구간 교통 정체를 빚고 있다. 연합뉴스22일 오후 서울 시청역 일대가 대규모 집회로 일부 구간 교통 정체를 빚고 있다. 연합뉴스




22일 서울 광화문 앞 세종대로 일대에서 보수단체와 진보단체가 동시에 대규모 집회를 벌여 도심 일대에 혼잡이 빚어진 가운데 두 집회 참가자들 간 충돌이 발생하기도 했다. 자유통일당 집회 현장에서는 일부 참가자들이 경찰들을 상대로 욕설을 하거나 팔을 잡아 끌고 멱살을 잡기도 했다. 이날 광화문과 숭례문 일대에서는 행사와 공연이 곳곳에서 열려 나들이를 나온 시민들이 한 데 섞여 혼잡이 계속됐다.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자유통일당 등 보수단체는 이날 오후 1시 30분께부터 동화면세점 앞에서 대한문까지 세종대로 서쪽 방향 차로에서 ‘자유통일 주사파 척결 국민대회’를 열었다. 오후 5시 기준 경찰 추산 3만 3000 명, 주최 측 추산 15만 명이 모였다. 집회 참가자들은 “문재인 구속, 이재명 구속”, “불법대선자금 주범인 이재명 대표를 구속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집회를 벌였다.

몇몇 자유통일당 집회 참가자들은 차량과 시민들의 통행을 안내하는 경찰들을 상대로 항의를 하거나 몸싸움을 벌였다. 이날 오후 2시 30분께 광화문 광장에서 경찰은 횡단보도의 보행자 신호가 빨간 불로 바뀔 때마다 트레일러형 펜스를 치고 보행자의 이동을 통제했다. 경찰이 펜스를 치고 보행자를 막아서자 자유통일당 집회 참가자 일부는 “왜 길을 막는 거냐, 갈 길이 없지 않느냐”며 경찰에게 화를 내고 멱살을 잡거나 팔을 잡아끌기도 했다. 광화문 교보문고 앞에 멈춰 서있던 40대 여성 A씨는 “방송이 너무 시끄럽다. 오늘 이렇게 집회를 하는 지 몰랐다”면서 “이동이 힘들어 시위 장소 인근에는 아예 가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광화문 광장 인근에서 22일 오후 자유통일당 집회 참가자가 시민들의 통행을 안내하는 경찰을 상대로 항의를 하며 마찰이 빚어졌다. 박신원 기자서울 광화문 광장 인근에서 22일 오후 자유통일당 집회 참가자가 시민들의 통행을 안내하는 경찰을 상대로 항의를 하며 마찰이 빚어졌다. 박신원 기자



몰린 인파와 시위 방송으로 인해 집회 장소 인근을 찾은 시민들은 귀를 막고 이동하는 등 불편을 호소하기도 했다. 이날 자유통일당 집회 장소 인근 광화문 광장에서는 ‘서울시 태권도 상설공연’이 열렸고, 세종문화회관 앞 광장에서는 ‘CAST PARK(캐스트 파크)’ 공연이 마련돼 현장을 찾은 시민들로 붐볐다. 동화면세점 맞은편 청계천 거리에서는 ‘2022 SFF 서울세계도시문화축제’가 개최돼 거리를 줄지어 부스가 설치됐고 세계 음식을 맛보기 위해 찾은 시민들이 길가에 설치된 테이블에서 음식을 먹으며 축제를 즐겼다. 5살 손자의 손을 잡고 나들이를 나온 할머니 이 모 씨는 “집회를 하는 지 모르고 나들이를 나왔는데 지나오기도 힘들고 소음 때문에 귀가 찢어지는 것 같다. 난리도 아니다”라며 손사레를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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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후 4시께부터 촛불전환행동 등 진보단체는 숭례문로터리부터 태평로터리까지 세종대로 동쪽 방향 차로에서 ‘윤석열 정부 규탄 집회’를 열었다. 경찰 추산 2만 명, 주최 측 추산 50만 명(오후 6시 기준)이 모였다. 이들은 "정치보복, 민생파탄, 평화파괴, 친일매국 윤석열은 퇴진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김건희 여사의 주가 조작 의혹을 문제 삼으며 "허위경력, 상습사기 김건희 특검하라"고 맞불을 놨다. 집회 현장 인근 시청광장에 나들이를 나온 시민들과 중구 덕수궁 돌담길에서 열린 ‘2022 중구청소년축제’ 현장을 찾은 시민들이 집회 참가자들과 섞여 발 디딜 틈 없는 혼잡이 빚어졌다.

서울 태평로터리 횡단보도에서 22일 오후 자유통일당 집회 참가자들과 촛불전환행동 집회 참가자들이 마주쳐 물리적 충돌이 벌어지고 있다. 박신원 기자서울 태평로터리 횡단보도에서 22일 오후 자유통일당 집회 참가자들과 촛불전환행동 집회 참가자들이 마주쳐 물리적 충돌이 벌어지고 있다. 박신원 기자


태평로터리에서는 자유통일당 집회와 촛불전환행동 집회가 맞닿아 참가자들끼리 시비가 붙고 물리적 충돌도 발생했다. 오후 4시 30분께 자유통일당 집회 참가자들이 차츰 촛불전환행동 집회 현장으로 이동했다. 로터리 횡단보도에서 도로를 사이에 두고 마주한 참가자들은 서로를 향해 각자의 피켓을 흔들며 “문재인 구속”, “윤석열 구속”이라는 서로의 구호를 외쳤다. 상대편 집회 참가자를 마주치면 서로의 피켓을 상대의 얼굴에 들이밀며 소리를 지르거나 몸싸움을 하고, 손가락 욕을 하는 등 마찰이 발생하기도 했다.

서울 태평로터리에서 22일 오후 자유통일당 집회 참가자들과 촛불전환행동 참가자들이 도로를 사이에 두고 서로의 피켓을 흔들며 대치하고 있다. 박신원 기자서울 태평로터리에서 22일 오후 자유통일당 집회 참가자들과 촛불전환행동 참가자들이 도로를 사이에 두고 서로의 피켓을 흔들며 대치하고 있다. 박신원 기자


이날 촛불전환행동 집회는 행진 참가자들이 오후 7시 20분께 삼각지파출소 인근에 도착하며 차츰 정리됐다. 대규모 집회로 이날 오후 내내 세종대로 일대 등 도심에선 극심한 교통 혼잡이 빚어졌다. 경찰은 집회 장소 반대쪽 차선에 가변차로를 운영하고, 세종대로 로터리는 좌회전과 유턴을 금지하는 등 조처를 취했다. 또 집회·행진 구간에 안내 선간판 30개를 설치하고 교통경찰 300여 명을 배치해 차량 우회를 유도했다.

이 외에 화물연대는 오후 2시부터 서울 중구 광교 교차로부터 을지로입구역까지 9000여명이 참석하는 '안전운임제 확대적용 쟁취 결의대회'를 연 뒤 오후 4시부터 삼각지역 방향으로 이동했다.


박신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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