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해외증시

'MAGMA' 실적 눈높이 낮췄지만…'베어마켓 랠리' 기대감도

■긴장감 도는 美 어닝 슈퍼위크

S&P500 기업 161곳 실적 발표

MS·애플·구글·메타·아마존 주목

'글로벌 경기둔화' 가늠자 될 듯

월가 예상치 뛰어넘는 호실적땐

증시 '반등 랠리' 진입 기대감도





이번 주 애플·알파벳·아마존 등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3분기 실적 발표가 예고된 가운데 증시의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세계 산업계를 쥐락펴락하는 대형 기술 기업들의 이익마저 꺾일 경우 글로벌 경기 둔화에 대한 불안이 급격하게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일각에서는 월가가 이미 이들 기술기업에 대한 실적 눈높이를 큰 폭으로 낮추며 주가를 끌어내린 상황에서 예상을 넘는 호실적이 발표될 경우 증시가 다시 ‘베어마켓(약세장)’ 랠리에 진입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온다.

23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이번 주 뉴욕 증시에서는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 500 기업의 약 3분의 1에 해당하는 161곳이 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실적 발표 기업과 업종은 코카콜라와 3M, 맥도날드 등 글로벌 음식료 기업을 비롯해 비자·마스터카드 등의 대형 소비금융사, 보잉·제트블루·허츠·힐튼 등의 항공여행 기업, 엑손모빌·쉐브론·퍼스트솔라 등 에너지 기업 등을 총망라한다. 그중에서도 주목받는 것은 글로벌 시가총액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애플과 알파벳,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의 대형 기술기업들이다. 달러 강세와 글로벌 경기 침체의 우려 속에서 이들 대형 기업들의 실적마저 꺾일 경우 가뜩이나 투자 심리가 쪼그라든 증시에 대형 악재가 될 수 있다는 불안에서다. 실제 19일(현지 시간) 테슬라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시장 전망치를 소폭 밑돌자 주가는 장 마감 후 거래에서 6.28%나 내려 앉았다. 전년 동기대비 순이익이 2배 이상 껑충 뛰었고 주당순이익(EPS)도 추정치를 웃돌았지만 시장은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를 좀 더 민감하게 받아들였다는 분석이다. 20일 ‘어닝 쇼크’ 수준의 부진한 성적을 발표한 스냅은 장 마감 후 28% 이상 추락하기도 했다.



상황이 이러니 시장의 경계심은 커지는 모습이다. 현지 시간으로 △25일 마이크로소프트·알파벳 △26일 메타 △27일 애플·아마존·인텔 등이 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이들의 실적 눈높이는 대체로 예년 대비 크게 낮아졌다.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인텔의 3분기 EPS 전망치는 0.33달러로 지난해 1.71달러에 크게 못 미치고 아마존도 0.22달러로 관측돼 지난해(0.31달러)를 밑돌 전망이다. 최근 3개월 간 추정치 하향도 가팔랐다. 아마존의 3개월 전 EPS 추정치는 0.33달러였지만 현재는 0.22달러로 33% 이상 쪼그라들었고 애플 역시 1.31달러에서 1.27달러로 3% 가량 줄었다. 알파벳과 마이크로소프트의 EPS 역시 1.25달러, 2.31달러로 관측돼 3개월 전 전망치보다 각각 10.7%, 6.9% 가량 내려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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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특히 애플의 경우 최근 3분기 연속 월가의 눈높이를 뛰어넘는 실적을 발표해왔다는 점에서 실적이 어긋날 경우 충격파가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약간의 ‘어닝 미스’로도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월가는 여전히 애플이 견고한 실적을 유지하리라는 기대감이 크다. 미국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는 애플이 3분기 평균 추정치 매출인 889억 달러보다 높은 901억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강 달러와 고물가로 소비가 둔화해 신형 모델인 아이폰14 판매가 부진했지만 하이앤드 제품에 대한 수요는 줄지 않았다는 것이 이유다. 에릭 우드링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는 “고가 스마트폰인 ‘아이폰14프로’와 ‘아이폰14프로맥스’로 수요가 몰리며 환율로 인한 소비 둔화를 상쇄하기 시작했다”며 애플의 목표가를 주당 177달러로 제시했다. 현재 애플의 주가는 147.27달러다.

알파벳과 아마존의 경우 아직 기대보다는 불안이 더 크다. 김중한 삼성증권 연구원은 알파벳에 대해 “클라우드 부문은 강한 인프라 수요를 고려하면 여전히 고성장이 가능하겠지만, 상반기 실적을 견인해온 검색 광고 매출액은 경쟁 심화로 하향 안정화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유튜브 역시 동영상 플랫폼의 경쟁 심화와 환율 효과 등 매크로 역풍을 감안할 때 성장에 대한 기대치는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2분기 철저한 비용 통제로 깜짝 실적을 낸 아마존 역시 계속되는 고물가와 소비 둔화 우려 속 이익이 꺾일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다만 눈높이가 낮아진 만큼 기대 이상의 실적은 투자 심리를 회복시킬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특히 최근 글로벌 채권 시장을 요동치게 만들었던 영국의 감세안이 대부분 철회되면서 금융시장 안정과 베어마켓 랠리에 대한 가능성도 조금씩 거론되는 모습이다. 김 연구원은 “최근 급락장에서 개별 빅테크 기업의 밸류에이션이 크게 낮아진 가운데 3분기 호실적이 나오고 4분기 가이던스만 크게 악화되지 않는다면 현재 가격대에서는 일정 수준의 멀티플 회복을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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