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피플

"세계 홀린 K푸드…인기 본질은 맛과 색"

'한식 제대로 알리기 앞장' 임경숙 한식진흥원 이사장

적·청·황·백·흑 오방색의 조화가

고급음식 이미지 더욱 부각시켜

매운맛·비건 트렌드도 인기요인

뉴욕·파리 등 한식당 오픈 잇따라

세계 각지서 한식 전문인력 교육

잊혀지는 한식 보존 사업도 추진

임경숙 한식진흥원 이사장. 사진 제공=한식진흥원임경숙 한식진흥원 이사장. 사진 제공=한식진흥원




임경숙 한식진흥원 이사장. 사진 제공=한식진흥원임경숙 한식진흥원 이사장. 사진 제공=한식진흥원


“‘짜파구리’, 순두부찌개, 김밥, 라면 등이 글로벌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단순히 이 음식이 영화 ‘기생충’ 등에 노출됐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K푸드의 글로벌 인기의 본질은 바로 ‘맛’과 ‘색감’이라고 생각합니다. 호기심에 맛본 한식이 새롭고 맛있게 느껴졌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한식을 찾고 다양한 종류의 한식에 도전하고 있는 것입니다.”



23일 임경숙 한식진흥원 이사장은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K푸드 인기의 본질은 맛과 색”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임 이사장은 “한식은 적·청·황·백·흑 등 오방색의 조화를 염두에 두고 만들었기에 한식의 이미지를 떠올리면 알록달록하고 정갈하게 담긴 음식의 모양새를 떠올린다”며 “이처럼 한식 고유의 정갈한 담음새와 아름다운 색의 조화는 외국인들이 한식을 고급 음식으로 인식하고 계속 찾게 되는 매력적인 요소”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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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그는 비빔밥이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메뉴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었다. 비건 트렌드와 비빔밥이 정확하게 맞아떨어진다는 것이다. 그는 “최근 전 세계적으로 비건 시장이 확대됨에 따라 채식주의자가 매년 증가하고 있다”며 “비빔밥은 넣는 재료에 따라 일반 대중뿐 아니라 채식주의자까지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음식이라는 점에서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질 것”이라고 했다. 그는 최근 주목을 받고 있는 ‘매운맛 음식’ 역시 인기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봤다. 그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매운 음식 챌린지’가 유행할 만큼 매운 라면, 떡볶이, 순두부 등 매운맛이 인기를 끌고 있다”면서 “특히 고추장은 최근 ‘아마존 베스트셀러 톱7 소스’에 올라 글로벌 대표 핫 소스로 자리 잡았다”며 “이처럼 세계인이 좋아하는 매운맛을 우리 전통 장인 고추장을 활용해 구현한다면 글로벌 시장에서 매운맛과 우리 장 두 가지를 모두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K푸드가 이처럼 글로벌 시장에서 인기를 얻고 있지만 K푸드는 글로벌화의 초기 단계다. 이 때문에 한식진흥원은 K푸드의 글로벌화를 위해 한식의 올바른 조리법을 전하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잘못된 조리법이 전파될 경우 한식의 이미지뿐 아니라 고유의 맛이 왜곡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뉴욕·파리·런던 등 전 세계 대도시에서 한식당이 연달아 오픈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며 “하지만 주방을 들여다보면 중국인이나 남미 사람들이 제대로 된 조리법을 모른 채 고추장이나 된장을 조금 추가해 한식을 흉내 낸 음식을 판매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진흥원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식 전문 인력을 교육하고 이들을 세계 각지의 호텔과 대학에 파견해 해외 현지에 한식 인력을 양성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진흥원은 해외에서 한식 셰프로 근무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해외 한식 인턴 취업 지원 사업’을 매년 진행하고 있다.

이처럼 한식의 글로벌 인기는 뜨겁지만 ‘집밥’을 할 수 있는 이들이 점점 줄고 ‘옛날 음식’ ‘옛날 맛’, 향토 음식 등이 사라지고 있는 점은 문제다. 이에 따라 진흥원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그는 “1인 가구 증가 및 간편식 선호 추세로 국내 밀키트 시장 규모가 3000억 원 가까이 성장했고 진흥원 역시 언제 어디서든 한식 집밥을 즐길 수 있도록 김치볶음밥·불고기·송편 등 한식 밀키트 12종을 개발했다”며 “이렇게 개발한 밀키트는 지난해 호주·폴란드·캐나다 등 16개국의 교육기관 및 어학당·재외공관에 2000개 이상 배포됐으며 레시피 영상을 함께 제공해 한식을 어디서든 쉽게 따라 만들 수 있도록 조리 방법까지 안내했다”고 설명했다. 진흥원은 또 잊혀지는 한식과 그 이야기를 보존하기 위한 연구 사업도 준비하고 있다. 그는 “잊혀가는 한국 음식과 그 이야기를 보존하기 위해 셰프 및 요리연구가를 대상으로 한 구술·채록 연구 사업을 추진하고자 준비하고 있다”며 “오랜 경력을 갖고 한국 음식 문화 발전에 영향을 끼친 분을 선정해 사라져가는 한식과 음식 문화, 요리법 등을 기록하고 이를 책자·영상·사진 등 다양한 콘텐츠로 제작해 우리 음식을 지키고 후대까지 계승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임 이사장은 올해 8월 30일 개관한 ‘한식문화공간 이음’을 임기 내에 우리나라 대표 한식 플랫폼으로서 전 세계에 알릴 계획이다. 과거 청계천 인근에서 운영되던 ‘한식문화관’이 확장·개편돼 북촌 안국역에 한식문화공간 이음으로 재탄생했다.


연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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