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통일·외교·안보

새벽 NLL 침범 北상선명은 '무포호'… 31년전 무기수출선과 이름 같아

24일 오전 3시 42분 서해 NLL 침범

우리 군, 경고방송에도 3.3km 남하

2차 경고사격 받은 후에야 북상

기관고장 등 아닌 의도적 도발에 무게

北 오전 5시14분경 서해 방사포 사격

해상완충구역에 떨어저 9.19합의 위반

북한이 보유한 최대 규모 상선 '장수산'호(1만2000톤급 화물선)의 출항 모습. 장수산호보다 훨씬 작은 5000톤급 북한 상선 무포호가 24일 새벽 NLL을 침범했다가 우리 군의 대응조치를 받고 쫓겨났다.북한이 보유한 최대 규모 상선 '장수산'호(1만2000톤급 화물선)의 출항 모습. 장수산호보다 훨씬 작은 5000톤급 북한 상선 무포호가 24일 새벽 NLL을 침범했다가 우리 군의 대응조치를 받고 쫓겨났다.




24일 이른 새벽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했다가 우리 군의 조치로 쫓겨난 북한 상선은 약 5000톤급의 ‘무포호’인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함명은 지난 1991년 시리아로 향했다가 미국정보당국의 추적을 받았던 무기수송선과 같다. 다만 이번 무포호가 약 31년 전의 무포호와 동일 선박인지, 아니면 단순히 이름만 같은 선박인지는 불분명하다. 해당 선박이 어떤 목적에서 서해 NLL을 침범했다가 방향을 바꿔 중국 쪽으로 나갔는지는 아직 불투명하지만 최소한 이번 침범은 실수나 사고가 아닌 의도적인 도발이었던 것으로 분석됐다.

24일 군 관계자에 따르면 무포호는 24일 오전 3시 42분 무렵 서해 백령도 서북방 약 27km 일대에서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했다. 우리 군은 해당 선박이 NLL을 넘어서기 훨씬 전부터 식별해 항적 등을 지켜보다가 NLL을 침범 전 1차 경고 방송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포호가 NLL을 넘어 남하하자 우리 군은 2차 경고 방송를 했다.

그래픽=연합뉴스그래픽=연합뉴스



무포호는 잇따른 우리 군의 경고방송에도 불구하고 변침(항해 방향을 바꿈)을 하지 않고 NLL이남 3.3km까지 내려왔다. 우리 측은 호위함을 비롯한 수 척의 함정이 무포호를 남하를 저지하기 위해 약 1km거리까지 근접해 대응했다. 우리 군 항공기가 우발 상황에 대비한 합동전력으로 출격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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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측 함정은 무포호가 경고 방송에도 불구하고 물러나지 않자 M60기관총으로 1차 경고 사격을 했다. 드래도 무포호가 변침을 하지 않자 2차 경고 사격을 실시했다. 경고 사격은 각각 10발씩 이뤄졌다. 통상적으로 해상에서의 경고사격은 상대측 선박 진행 방향 앞쪽을 향해 실시된다. 무포호는 우리 측의 2차 경고사격을 받은 뒤에야 오전 4시20분 무렵 변침해 NLL쪽으로 북상했다. 이후 해당 선박은 중국 방향으로 나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무포호의 이번 NLL 침범 및 퇴거 과정에서 북측 공군 및 해군의 특이 동향은 포착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다만 북한은 이날 오전 5시14분경부터 황해남도 장산곶 일대에서 방사포 10발을 쐈다. 해당 방사포 로켓탄들은 울리 영해에는 떨어지지 않았으나 서해 NLL 북방 해상완충구역 안에 떨어졌다. 이에 대해 우리 군의 합동참모본부는 남북간의 ‘9.19 군사합의’ 위반이라고 규탄했다.

합참이 이번 상황을 무포호의 NLL ‘침범’으로 규정한 것으로 미뤄볼 때 북측의 도발은 계산된 의도적 행동이었을 가능성이 있다. 만약 북측 선박이 기관고장이나 조난 등의 상황으로 의도치 않게 NLL을 넘은 것이었다면 우리 군이 침범이 아닌 ‘월선’으로 평가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측의 잇따른 경고 방송에도 불구하고 무포호가 NLL을 넘어온 것 또한 의도적인 도발이었다는 점을 방증한다.

무포호는 당시 우리 군 함정 등이 접근하자 일른바 ‘부당통신’까지 하며 맞대응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북측의 통상적인 부당통신 내용은 자신들의 해역 내에 접근하지 말라는 레퍼토리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민병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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