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집권 체제가 강화되면서 미국 스타벅스의 주가에도 불똥이 튀었다.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이 길어지면서 중국 소비가 재차 둔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번진 것이다. 테슬라와 에스티로더 등 중국 사업 비중이 큰 기업들의 주가와 라스베이거스샌즈 등 중국인 소비 비중이 높은 카지노 기업의 주가도 동반 하락했다.
24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증시에서 스타벅스는 전 거래일 대비 5.5% 급락한 83.7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코카콜라(2.88%), 맥도날드(0.30%) 등 식음료 기업의 주가가 대체로 선방했던 것과 달리 ‘나 홀로’ 하락 폭이 컸다.
스타벅스가 이미 중국 매출 비중이 높은 상황에서 앞으로도 중국 중심의 사업을 펼치겠다는 계획이 주가의 발목을 잡았다. 지난해 기준 스타벅스의 중국 매출 비중은 전체의 13%에 달하고 전체 매장 비중 역시 16%에 이른다. 게다가 스타벅스는 이번 인베스터데이를 통해 중국에 올해 말까지 6000개의 매장을 구축하고 2025년까지 9000여 개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하지만 전날 중국에서 시진핑 1인 집권 체제를 강화하는 ‘시진핑 3기’가 출범하며 제로 코로나 정책이 연장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앞서 스타벅스는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소비가 둔화되며 2분기 중국 매출이 전년 대비 40% 하락하는 실적 쇼크를 경험한 바 있다. 시황제 체제 강화로 미중 갈등이 악화할 수 있다는 것도 중국 사업 확장의 불안 요소다.
시 주석의 반시장적 정책에 대한 우려는 중국 사업 비중이 큰 다른 기업으로도 번졌다. 테슬라의 경우 중국 현지 홈페이지를 통해 ‘모델3’와 ‘모델Y’의 가격을 각각 5%, 8.8% 내렸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장중 7% 넘게 하락해 주당 200달러가 무너졌다. 중국초상은행(CMBI)은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에서 수요 감소 조짐이 보이는 가운데 테슬라의 가격 인하를 시작으로 중국 내 ‘전기차 가격 전쟁’이 벌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 중국에서 선호되는 화장품 브랜드 에스티로더 역시 전 거래일 대비 2.48% 내린 196.79달러에 거래를 마치며 2020년 9월 이후 처음으로 200달러 아래로 내려앉았다. 중국 매출 비중이 전체의 17%에 달할 정도로 높은 에스티로더는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매출에 타격을 입으며 올 들어서만 주가가 45%가량 추락한 바 있다. 이 밖에도 중국인의 소비에 매출이 크게 좌우되는 라스베이거스샌즈와 윈리조트 등 카지노 기업의 주가가 이날 각각 10%, 4% 동반 급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