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9개월만에 1년치 벌었다…4대 금융사 3분기 '역대급' 실적

4조8876억…작년보다 18% 증가

금리 상승에 이자이익 큰폭 늘어

올 순이익도 첫 18조 달성 눈앞





국내 4대 금융지주의 3분기 순이익이 분기 기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 이익이 큰 폭으로 늘면서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다. 고환율·고물가·고금리 등으로 가뜩이나 어려워진 경제 상황에서 금융지주의 실적이 크게 개선되며 ‘이자 장사’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금융 당국의 예대금리차 축소 압박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금융지주 등 국내 4대 금융지주의 3분기 지배기업지분순이익은 총 4조 8876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4조 1208억 원)보다 18.6% 증가했고 이전 역대 최대였던 올해 1분기(4조 6720억 원)도 훌쩍 뛰어넘어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기록하게 됐다.



금융지주들의 호실적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시중금리가 급격하게 상승한 덕분이다. 4대 금융지주의 이자 수익은 10조 1534억 원으로 10조 원을 훌쩍 넘겼다. 은행의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도 1.82~1.98%로 지난해 말보다 더 개선되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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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역대급 실적을 기록함에 따라 올해 4대 금융지주의 순이익도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4대 금융지주는 14조 5429억 원을 기록하면서 최대 실적을 기록했는데 올해는 3분기 만에 13조 8544억 원을 기록했다. 올해 4대 금융지주가 분기마다 4조 원 이상 순이익을 거둔 만큼 올해 사상 처음으로 순이익 18조 원을 돌파할 가능성도 커졌다.

주력 계열사인 은행들의 이익이 크게 늘면서 금융지주의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KB국민은행은 3분기 순이익이 8242억 원으로 그룹 순이익의 3분의 2를 차지했으며 신한은행은 9094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면서 그룹 이익의 57%를 맡았다. 하나은행 순이익은 8702억 원, 우리은행은 8190억 원으로 각각 그룹 순이익의 78%와 91%를 차지했다.

반면 주식시장 침체가 이어지면서 계열 증권사들의 부진은 계속됐다. 실제로 신한투자증권은 3813억 원의 순이익을 올렸지만 사옥 매각을 제외할 경우 여전히 지난해 대비 저조한 실적을 거뒀으며 KB증권 역시 1217억 원의 순익을 기록했지만 전년 동기 대비 27.9% 감소했다.

금융지주들의 순이익이 크게 개선되면서 금융, 특히 은행의 ‘이자 장사’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금리 상승은 금융회사의 실적 개선에 유리하기는 하지만 금융회사들의 조달 비용 역시 상승하게 돼 무조건 수익성이 개선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외부에서는 금융회사들이 고객이 맡긴 돈을 대출해 주면서 ‘앉아서 돈을 번다’는 인식이 강하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리 상승기에 조달 비용을 줄이면서 적정 이윤을 유지하는 게 쉽지는 않다”며 “사실 역대 최대 이익 등의 표현은 은행 입장에서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이런 인식을 의식한 듯 국내 금융지주들은 주주환원과 취약차주 지원 등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KB금융은 이날 주당 500원의 분기배당을 결의했으며 신한금융은 6일 주당 400원의 분기배당을 이사회에서 결의한 바 있다. 하나금융도 주주가치 향상을 위해 배당 증대, 자사주 매입 및 소각 실시 등 주주환원 정책 확대를 위한 다각적인 자본 활용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우리금융은 국내외 주요 ESG리더들과 함께 하는 국제콘퍼런스 개최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박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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