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밤 대구 농수산물 도매시장에서 큰불이 나 입주 점포 중 40%가 피해를 입었다.
불은 3시간 반 만에 진화됐고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불은 이날 오후 8시 27분께 북구 매천동 농수산물 도매시장 청과물 구역 동편 한 점포에서 발생했다.
불이 나자 펌프차 28대, 탱크차 26대, 화학 차량 2대 등 소방 장비 89대와 소방관 248명 등이 투입돼 총력진화에 나섰다.
오후 8시 35분께 대응 1단계, 오후 8시 43분께 대응 2단계를 각각 발령한 뒤 오후 9시 34분께 큰 불길을 잡았다.
대응 2단계는 인접한 5∼6곳의 소방서로부터 인력과 장비를 동원하는 경비령이다.
현재까지 확인된 인명 피해는 없으나 소방 선착대 도착 당시 도매시장 내 일부 매장이 여전히 영업 중이어서 상인들에게 대피를 유도했다.
최초 발화 지점은 청과시장 농산A동(연면적 1만 6504㎡) 동편 창고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정원 대구 서부소방서장은 브리핑에서 “농산 A동 점포 152개 중 40%에 해당하는 점포 69개가 소실됐다”며 “피해 면적은 8000㎡ 정도로, 동편에서 시작된 화재가 바람을 타고 서편으로 확산했다”고 밝혔다.
이어 “소방대가 현장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화재가 가장 극심한 ‘최성기’여서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덧붙였다.
화재가 발생한 농산A동 건물은 샌드위치 패널 구조물로, 스프링클러 등 현대화된 자동 소방 탐지 설비 등이 설치된 상태였다.
스프링클러 작동 여부는 경찰과의 합동 감식에서 밝힐 예정이다.
농산A동의 경우 A-1동에 점포 69개가, A-2에 점포 83개가 각각 입점해 있다.
A-2동은 직접 화재 피해를 당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도매시장에서 점포를 운영하는 40대 남성은 “펑펑거리며 뭔가 터지는 소리가 20분 동안 20∼30차례 들렸다. 상인들이 시장 내에 있는 컴퓨터나 장부를 황급히 가지러 갔다가 결국 못 들어가서 포기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화재 발생 당시 가스통이 터지는 듯한 폭발음이 나면서 화염과 다량의 연기가 급속히 번졌다고 목격자 진술도 나왔다.
대구 농수산물 도매시장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기준 연간 거래금액이 1조 원에 육박하는 대규모 시장이다.
서울 가락시장, 강서시장에 이어 전국에서는 세 번째, 한강 이남에서는 가장 큰 규모다.
2013년 8월 29일에도 불이 나 시장 내 상점 32곳이 불에 타 10억 원 상당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