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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푸틴 참관하에 '핵훈련'…ICBM·극초음속미사일 쐈다

나토 연례 핵연습 맞대응 차원

핵무기 이동 명분 사용 가능성

바이든은 "심각한 실수" 경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화상으로 핵 전쟁 훈련 ‘그롬’을 참관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화상으로 핵 전쟁 훈련 ‘그롬’을 참관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을 비롯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30일까지 연례 핵 억지 연습 ‘스테드패스트눈’을 진행하는 가운데 러시아가 보란 듯이 대규모 핵전쟁 훈련인 ‘그롬(Grom·우뢰)’을 실시했다. 러시아가 연일 우크라이나의 ‘더티밤(방사성물질이 든 재래식 폭탄)’ 사용 가능성을 제기하며 핵 사용 명분 쌓기에 나선 가운데 양측이 핵 무력시위로 팽팽하게 맞서면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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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현지 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크렘린궁은 이날 러시아군이 육상·해상·공중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참관하에 핵 공격 대응 훈련을 진행했다고 발표했다. 크렘린궁은 “여러 발의 탄도 및 순항미사일 발사가 이뤄졌으며 모든 미사일이 목표에 도달했다”고 강조했다. 러시아 국방부가 공개한 훈련 영상에는 킨잘 미사일, 이스칸데르 전술 탄도·순항미사일, 지르콘 극초음속 미사일, 야르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의 발사 장면이 담겼다. 러시아가 핵 훈련을 실시한 것은 우크라이나 침공 직전인 2월 19일 이후 8개월여 만이다.

그롬으로 불리는 이 훈련은 러시아가 매년 10월 말 실시하는 것으로 전날 패트릭 라이더 미 국방부 대변인도 “러시아로부터 그롬 실시에 대한 통지를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이어 “러시아가 (훈련 사실을) 투명하게 공지해야 하는 의무를 따르고 있는 만큼 나토는 군 준비 태세를 변경하지 않았으며 현시점에서 전략 태세를 바꿀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나토는 60여 개의 항공기가 참가하는 자체 핵 훈련을 이달 말까지 실시할 예정이다.

서방은 러시아가 이번 훈련을 핵무기 이동 및 사용 명분으로 사용했을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푸틴 대통령이 이날 “우리는 우크라이나의 더티밤 사용 계획을 알고 있다”고 발언하면서 긴장은 더욱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서방에서는 최근 러시아의 잇따른 더티밤 언급에 대해 러시아가 직접 더티밤이나 핵무기를 사용한 뒤 이를 우크라이나의 책임으로 뒤집어씌우려는 ‘거짓 깃발’ 전술을 펼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도 이 같은 우려를 의식한 듯 “러시아가 전술핵무기를 사용한다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실수를 하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능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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