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재테크

"3高에 내년 금융업 침체…성장·수익성 뒷걸음질"

◆하나금융경영硏 전망

은행, 대손비용 증가에 수익성↓

증권, 거래 위축 브로커리지 부진

보험은 여전업 경기 둔화 직격탄

"금융사, 리스크 관리 적극 나서야"





내년 금융 산업이 고물가·고금리·고환율 환경에 밀려 성장성과 수익성 모두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은행보다는 증권과 여전·보험업 등 비은행 업권의 부진이 더 심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저금리 시대를 겪으면서 쌓였던 ‘취약 고리’에 대한 적극적인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26일 이 같은 내용의 ‘2023년 금융 산업 전망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는 올해부터 나타나기 시작한 금융 업황의 정체가 내년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은행의 경우 대출증가율 둔화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대출성장률은 지난해 8.2%에서 올해 5.3%로 둔화됐고 내년에는 4.3%로 추가 하락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특히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라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크게 둔화되고 투자수요 감소로 신용대출도 감소하면서 가계대출이 올해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기업 대출은 시설자금 수요 증가 등으로 소폭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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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의 수익성과 직결되는 순이자마진(NIM)의 개선세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금융 지원이 종료되면서 은행들이 건전성 제고를 위해 대손비용을 증가시켜 수익성은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증권업은 증시 침체가 지속되면서 주식거래가 위축돼 브로커리지 부문의 부진이 계속될 것으로 예측했다. 부동산 시장 침체로 투자은행(IB) 부문의 회복도 제한되는 가운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대한 건전성 관리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보험업은 보험 수요 위축에 따라 낮은 성장률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생명보험은 금리가 상승하면서 채권 수익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등 투자 손익이 정체될 것으로 내다봤으며 올해 실적이 개선된 손해보험 역시 손해율 상승으로 수익성이 악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여전업은 경기 둔화의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전망됐다. 경기 침체로 카드 결제와 리스, 할부 성장이 정체되는 반면 채권금리 상승에 따른 조달 비용 증가로 수익성이 악화될 것으로 예견했다. 류창원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경기 둔화로 성장성이 정체되고 조달 및 대손비용 증가로 수익성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무리한 성장보다는 내실 경영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저금리 시대에 쌓여왔던 취약성이 고금리 시대가 되면서 이자 부담 증가, 부동산 경기 악화 등으로 표면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금융회사들의 적극적인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백종호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지난 10년간 건전성이 안정화됐지만 내년은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며 “코로나 금융 지원으로 건전성 착시 현상이 더욱 심해질 수 있는 만큼 선제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정부의 금융 규제 혁신 정책에 따라 금융 산업의 구조 개편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았다. 대출·카드에 이어 예금·보험의 플랫폼 중개가 허용되면서 빅테크와 금융회사의 경쟁이 심화됨과 동시에 금융 산업의 제판분리도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또 금융회사들도 디지털 유니버셜 뱅크 관련 규제 완화에 따라 금융과 비금융을 아우르는 통합 애플리케이션을 구축하고 디지털 자산, 헬스케어 등 신사업에도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박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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