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재테크

역마진 탓 팔수록 손해…주금공 MBS 발행 또 무산되나

■시장경색에 정책금융도 머뭇

4%대로 적격대출 등 공급하지만

'자금줄' MBS 금리는 5~6% 달해

10월 이어 11월 발행도 취소 검토





신용 경색에 채권시장이 대혼란을 겪는 가운데 정책금융기관인 주택금융공사도 자금줄인 주택저당증권(MBS) 발행을 포기하고 있다. 기준금리 상승에도 4%대의 금리로 정책 모기지론을 공급해야 하는 상황에서 금리 5~6%의 MBS는 역마진이 발생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부동산 거래절벽으로 장기 고정금리인 적격 대출 등의 판매가 저조하고 안심전환대출 역시 흥행이 부진한 게 ‘불행 중 다행’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26일 금융 당국 등에 따르면 지난달 MBS 발행 계획을 전격 취소했던 주금공은 11월 발행 일정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MBS 발행을 위한 대상 자산 실사 마감, 채권 유동화 계획 등록, 주관사단 제안서 접수 마감 및 선정, 발행 입찰, 발행 및 양도와 신탁 등록 등에 3주가량이 소요되는 만큼 11월 발행도 무산될 가능성이 높다. 주금공 관계자는 “11월 중순께 1회 발행을 위해 최종 발행 시기 및 금액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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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주금공은 9월까지 매달 한 차례 이상 MBS를 발행해왔다. 6월에는 MBS 발행을 통해 10일·21일·28일 세 차례에 걸쳐 2조 39억 원에 달하는 자금을 조달했다. 그러나 9월 들어 대거 미매각분이 발생한 후 10월 예정했던 발행 일정을 급기야 취소했다. 주 고객인 은행·보험사 등의 경우 안심전환대출 출시에 따른 의무 매입분이 있지만 역마진이 발생하는 상황에서 강행하기는 힘들었다. 6월 말 기준 MBS 투자자는 은행(41.8%), 보험사(20.1%), 연기금(17.3%), 증권(14.0%), 투신(6.3%), 해외(0.5%) 등이다.

MBS는 금융회사가 주택 구입자에게 주택 자금을 대출한 뒤 취득한 주택 저당채권을 ‘기초자산’으로 발행하는 수익증권을 말한다. 은행 등의 금융사는 주택 저당채권을 주금공에 양도하고 주금공은 양도 받은 주택 저당채권을 자기 신탁한 후 이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수익증권, 즉 MBS를 발행한다. 주금공은 MBS 발행을 통해 자본시장의 투자자와 주택금융 시장의 주택 자금 대출자를 중계해주는 역할을 수행한다. 문제는 글로벌 긴축 기조 속에 레고랜드 사태 등으로 채권시장이 패닉에 빠졌다는 점이다. 최근 한국전력공사(AAA급), 인천공항공사(AAA급) 등 공사채들이 잇따라 유찰되고 한전채 2년물은 간신히 발행됐다. 발행금리 역시 한전채 2년물이 가까스로 5%(5.99%)대를 사수하는 실정이다.

채권금리가 급등하면서 MBS는 팔면 팔수록 손해인 상황이다. 5~6%대 MBS 금리로 4%대 안심전환대출, 보금자리론, 적격 대출을 공급해야 하는 만큼 주금공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앞서 주금공은 취약 차주 지원을 이유로 연말까지 정책 모기지론 금리를 동결한 바 있다. 앞서 최준우 주금공 사장은 17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주금공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주금공이 MBS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는데 채권시장이나 시장금리 상황이 좋지 않아 (안심전환대출) 금리 설정에 영향이 있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유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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